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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05 20:41 수정 : 2006.01.05 20:44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정보통신 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네티즌의 정보인권과 소비자 권익 보호 장치가 미흡한 점을 들어 정보통신 강국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네티즌과 시민단체들이 오래 전부터 해결을 요구하고 있으나, 여전히 ‘묵은 숙제’로 남아 있다. 급기야 지금 상황에서는 정보통신 기술과 서비스가 더 발전해서는 안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무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국장은 “영화 ‘매트릭스’에서 그려진 사회처럼, ‘빅브라더’가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네티즌들을 감시하고 사생활을 다 들여다보는 사회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정하라
국가정보 MS의존 벗어야
주민번호 대체 확대하라
무선데이터통신료 수술을
발신표시요금 전면 무료!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언제, 어디서나, 어느 장소에서나, 어느 단말기로나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유비쿼터스’ 사회는 기술적으로는 밝은 미래를 약속한다. 하지만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는 악몽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확실한 사생활 침해 방지 장치부터 마련하는 게 순서다. 첫째는 사생활 침해 방지의 총론 구실을 할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이다. 학계 전문가들은 이를 “유비쿼터스 정보사회의 권리장전”이라고 말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보화 추진 초기부터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을 촉구했고, 노무현 대통령도 2003년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에게 서둘러 제정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해 초 의원입법 형태로 3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제대로 심의조차 받지 못한 채 해를 넘겼다.

국가 정보화의 ‘독립’=컴퓨터 운영체제 가운데 ‘리눅스’와 ‘매킨토시’ 사용자들은 전자정부와 인터넷뱅킹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 이 나라 국민이면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이 낸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공서비스조차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국가 정보화를 추진하면서 국민의 편의성과 세계 표준 등을 고려하지 않은 탓이다. 당장 쉽다고 엠에스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정보화를 추진한 결과, 국민의 정보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게 됐다. 정부와 기업의 홈페이지 중 상당수에는 아직도 ‘엠에스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최적화돼 있다’는 안내문이 떠 있다. 이는 국가 안보의 허점으로도 작용한다. 엠에스라는 특정 업체에 끌려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엠에스가 올 하반기부터 윈도98에 대한 보안패치 공급 중단 방침을 선언하자, 국가사이버안전센터장이 미국의 엠에스 본사까지 찾아가 보안패치 중단 일정을 미뤄달라고 사정하기도 했다.

무선 데이터통신 요금구조 개선=이동전화 가입자들은 실수로 무선인터넷 버튼을 눌렀거나 이벤트 난을 억지로 봤을 때도 데이터통신료를 물어야 한다. 콘텐츠를 내려받다 끊어진 경우에도 그 때까지 발생한 데이터통신료는 내야 한다. 콘텐츠 형태에 따라 패킷(512바이트)당 1.3~6.5원씩 물린다. ‘ 무선인터넷 접속 이후 발생한 모든 데이터에 대해 데이터통신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돼 있는 이용약관 때문이다. 이동통신 업체들이 이런 이용약관을 악용해, 같은 메뉴를 중복해 만들고, 이용자의 선택과 상관없이 이벤트 문서를 보게 하는 방법으로 데이터량을 부풀리기도 한다. 통신망 품질이 나쁠수록 더 많은 요금을 받아내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소비자들이 항의하고, 통신위원회가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이동통신 업체들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며 버티고 있다.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 도입=인터넷 사이트들이 회원 식별 수단으로 주민번호를 입력하게 하는 게 남의 주민번호를 도용하거나 부당하게 이용하는 부작용을 낳자, 정보통신부가 지난해 주민번호 대체수단을 마련했다. 공인인증서나 가상주민번호 등으로 회원 가입 신청자의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대체 수단의 도입 여부를 업체 자율에 맡긴 데다 대체수단을 5가지나 제시해, 효과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CID 완전 무료화=에스케이텔레콤이 소비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월 1천원씩 받던 발신자전화번호표시(CID) 서비스를 이 달부터 무료화했다. 하지만 케이티에프와 엘지텔레콤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엘지텔레콤은 2004년 요금 인하도 거부해 경쟁업체보다 2배 비싼 월 2천원씩 받고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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