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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4 19:07 수정 : 2019.12.25 02:35

올 3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기사로 변신한 양완수 전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이 본인이 운행하는 택시 앞에 서 있다. 양완수씨 제공

카카오T블루 운전 양완수씨

여객법 안에서 잠자고 있던
‘가맹택시’ 조항 깨운 주도자
월급 안정되고 승차거부 줄어
콜 서비스 이용료 3천원 더 받아
회사와 나눠 기사 수입 높은 수준”

올 3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기사로 변신한 양완수 전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이 본인이 운행하는 택시 앞에 서 있다. 양완수씨 제공

택시기사 양완수(59)씨 이력은 독특하다. 운전대를 잡기 전엔 서울시 공무원이었다. 지난해 8월 퇴직 뒤 올 3월부터 기사가 됐다. 공무원일 때 택시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법인택시 면허를 따 퇴직 전까지 매달 한 차례씩 택시를 몰았다고 한다. 택시 정책과 현장 모두에 두루 밝을 수 있었다. 택시기사가 본업이 된 이후로 매일 새벽 5시 출근해 오후 2시까지 일한다. 한달 26일 일해 월급 260만원(세전)을 받는다고 한다. 운행을 마치고 23일 오후에 만난 양씨는 “서비스 품질 향상과 기사의 처우 개선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맹 택시’에서 택시업계의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그가 모는 택시는 가맹택시 중 하나인 ‘카카오T블루’이다. 가맹택시는 2009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법) 개정으로 신설된 ‘여객자동차운송가맹사업’을 가리킨다. ‘편의점 본사’에 해당하는 운송가맹사업자가 가맹점으로 가입한 법인·개인택시 사업자들을 통해 기존의 택시 서비스에서 한발 더 나아간 부가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임외 부가수익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서비스의 유형과 운임 규제가 기존 택시보다 느슨하다. 현재 가맹택시는 카카오T블루와 마카롱택시(KST모빌리티)가 서비스 중이다.

양씨가 카카오T블루 기사가 된 이유는, 그가 여객법 안에서 잠자고 있던 ‘가맹택시’ 조항을 깨운 장본인이어서다. 퇴직 전까지 1호 가맹택시 ‘웨이고블루’의 사업자 타고솔루션스 쪽과 가맹택시 사업을 논의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9월 타고솔루션스를 인수해서 케이엠솔루션스로 이름을 바꿨고, 양씨가 속한 법인택시 회사 흥덕기업은 케이엠솔루션스와 가맹계약을 맺고 카카오T블루 서비스를 하고 있다. “가맹택시는 2009년부터 할 수 있었지만 그동안은 지방자치단체도, 택시업계도 변화의 의지가 적어서 못했다. 운전을 하면서 택시를 한 번 변화시켜보는 하나의 사례가 되고 싶었다.” 그가 운전대를 잡은 목적이다.

택시 정책을 수립했던 경험도 그의 후반기 인생이 택시기사가 된 데 영향을 줬다. 2015년 택시물류과장이 된 이후 법인택시 면허를 따 운전을 종종하면서 택시업계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그는 “택시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선 기사들의 수입이 늘어야 한다는 걸 몸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며 “일반 택시는 부가요금을 받을 수 없어서 서비스를 개선할 정도로 요금을 올릴 수 없었다”고 밝혔다.

월급제로 운영되는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는 운임을 매길 때 기존의 미터기 요금 외에 콜비에 해당하는 서비스 이용료 3000원을 더 받고, 법인택시 회사와 택시기사가 나눠 갖는다. 양씨는 “가맹택시는 플랫폼사에서 콜을 받아서 운행하면 돼서 승차거부나 사고 위험이 적다. 그런데 월급은 법인택시 기사들이 받는 평균임금 213만원(세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보장된다”고 말했다. 월급제로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가맹택시 기사들은 카카오모빌리티로부터 교육받은 운행 지침과 고객 응대를 서비스해야 한다.

양씨는 택시업계에 대한 쓴소리도 빼놓지 않았다. 그 중 승객과 기사 간 세대 갈등에 주목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택시에 대한 불만 중에는 젊은이들이 장노년층 운전자들에게 갖는 불만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젊은이들이 유독 승차거부가 없고 친절한 ‘타다’ 서비스에 열광한 이유를 잘 살펴야 합니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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