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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3 17:16 수정 : 2019.12.24 02:41

카카오, ‘변질’ 이유로 폐지 뒤 새 서비스에 방점
뉴스 댓글·인물 검색어·실시간 이슈 검색어 등

네이버는 기술·정책적으로 역효과 최소화에 무게
‘클린 봇’ 활용·이용자 프로필 강화·선택 옵션 추가

업계 “손질 시 파급력 차이가 철학의 차이일 수도”

양대 포털 운영자인 카카오와 네이버가 뉴스 댓글, 실시간 검색어, 인물 관련 검색 등에서 나타난 부작용에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는 ‘폐지’에 무게를 둔 반면, 네이버는 ‘보완’을 앞세운다.

23일 카카오는 포털 다음과 카카오톡 #탭에서 제공하던 인물 관련 검색어 기능을 폐지하고, ‘서제스트’(검색어 자동 완성 추천) 서비스도 개편했다고 밝혔다. ‘실시간 이슈 검색어’ 서비스도 내년 2월 중 폐지한다. 이 업체는 “개인의 인격과 명예,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부터 다음과 카카오톡에서 인물을 검색하면 관련 검색어가 나타나지 않는다. 서제스트에는 대상 인물의 공식 프로필이나 정보성 키워드만 보인다. 그나마도 다음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돼 있는 인물에 한해서다.

이번 조처는 지난 10월 발표한 뉴스·검색·댓글 개편 계획의 하나다. 당시 카카오는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25)의 사망을 계기로 악성 댓글(악플)이 사회 문제로 다시 주목받자 연예 뉴스 댓글과 인물 관련 검색어 폐지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이용자의 자연스러운 관심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결과를 보여주는 곳이어야 하는데, 결과의 반영이 아닌 현상의 시작점이 돼버렸다. 본래 목적과 다르게 활용되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카카오의 철학과 맞지 않기에 이를 종료한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쪽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네이버는 ‘플랫폼 사업자는 잘 쓰이고 있는 서비스는 역효과를 최소화하면서 유지하는 게 옳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며 “카카오 행보와 상관없이 우리의 길을 갈 것이다.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기술·정책적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검색어와 댓글 기능 모두 폐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클린 봇’으로 댓글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꼽히는 욕설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스포츠뉴스 난에 먼저 적용한 데 이어 10월에는 연예뉴스 난, 11월부터는 일반뉴스 난으로 확대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내년 연초에는 댓글 이용자의 프로필을 강화할 예정이다. 댓글을 쓸 때 나타나는 ‘내 댓글 보기’ 기능을 확대해, 과거에 자신이 쓴 댓글을 보며 스스로를 경계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의 부작용도 기술적인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비슷한 이슈 검색어는 묶어서 보여주고, 할인 이벤트 등은 걸러내지도록 이용자에게 옵션(선택)을 부여해 ‘나만의 검색어 순위’ 차트가 만들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업계에선 두 포털이 서로 다른 길을 가는 배경과 관련해 “서비스 규모가 다르다. 카카오는 손가락 하나 정도를 잘라내는 정도라면, 네이버는 팔 하나를 내줘야 하는 수준이다. 서비스 철학이 다를 수밖에 없다”란 목소리가 나온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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