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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5 12:03 수정 : 2019.12.16 02:38

한겨레 자료사진

과기부, 망 도매가 인하 조건으로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 승인

알뜰폰 사업부 분리매각 않기로
콘텐츠 투자·지역채널도 유지

이통사 시장 영향력은 더 커져
중소사업자에 독일까 약일까

한겨레 자료사진

정부가 엘지유플러스의 씨제이헬로 인수를 승인했다. 통신사와 유료방송 기업결합이 정부 승인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알뜰폰 사업부를 분리매각하지 않는 대신 엘지유플러스의 콘텐츠 투자와 지역채널 보장,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인수조건으로 붙였다. 알뜰폰과 유료방송업계에서 통신사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엘지유플러스-씨제이헬로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3월 엘지유플러스가 과기부에 인가를 신청한 지 9개월 만이다. 쟁점이 됐던 씨제이헬로 알뜰폰 사업부를 분리매각하지 않는 대신 망 도매가격을 5G는 34%, 엘티이는 4∼13%까지 낮춰주기로 했다. 지역채널도 씨제이헬로가 제공하던 최저가상품(8VSB)에 포함하기로 하고 소비자가 원하면 언제든 무료로 다시 돌려볼 수 있도록 브이오디(VOD) 서비스를 제공한다. 과기부 인수조건은 3년 동안 유지되고 그 뒤엔 시장 재평가를 통해 해지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통신사의 알뜰폰·유료방송 시장지배력 강화’를 이유로 경쟁사들이 기업결합을 반대했음에도 과기부가 이를 승인한 건 시장환경이 달라지고 있어서다. 이제까지 과기부는 이동통신사들의 무분별한 알뜰폰 시장 진출을 막기 위해 통신사 1곳당 1개 알뜰폰(MVNO) 사업자만 갖도록 계도해 왔다. 원칙을 유지한다면 씨제이헬로 알뜰폰사업부는 분리매각돼야 했다. 그러나 지난 2017년부터 통신사 요금할인 여파로 알뜰폰 수익성이 악화되자 씨제이헬로를 엘지유플러스에 넘기고 알뜰폰 사업 활성화 대책을 받아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유료방송도 통신사 인터넷프로토콜티브이(IPTV)가 등장하면서 가입자 수를 추월당하자 최소한의 지역채널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유료방송사업자 인수를 승인했다.

이태희 과기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제까지 1사 1알뜰폰 정책을 유지해 왔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알뜰폰 시장이 안 좋아진 만큼 씨제이헬로를 당장 매각하기보다는 인수조건을 붙이는 게 이용자 보호와 가계통신비 절감,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고 했다. 유료방송에 대해서도 “지역채널이 없었던 저가상품에 이를 포함하도록 조건을 붙였기 때문에 지역공공성이 강화됐다”고 했다.

그러나 기업결합이 과기부 설명대로 중소 알뜰폰·유료방송 사업자들에게 도움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엘지유플러스가 씨제이헬로를 인수합병하면 유료방송에서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기준 12.44%에서 24.72%로, 알뜰폰에서의 점유율은 후불 가입자 기준 42.4%에서 63%로 늘어난다. 이동통신사 저가요금제와 경쟁하는 알뜰폰, 통신사 아이피티브이와 경쟁하는 유료방송사업자들은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알뜰폰은 통신사 망을 빌려서 소비자들에게 되팔기 때문에 통신사 영향력에 따른 의존도도 높아질 수 있다. 이 실장은 “중장기적으로는 인수조건을 붙인 게 더 불리해질 수도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조건을 붙이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논란을 예상하면서도 과기부가 기업결합을 승인한 또 다른 배경엔 유투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오티티 기업들이 있다. 인터넷프로토콜티브이(IPTV)를 공급하는 국내 이통사들은 “글로벌 오티티를 이길 토종 기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유료방송 인수합병 승인을 요구해 왔다. 과기부는 기업결합이 단순히 가입자를 늘리는 데만 활용되지 않도록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도규 방송산업정책과장은 “엘지유플러스가 5년 간 2조6천억원을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해 그 구체적 내용을 과기부가 승인하기로 했다. 매체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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