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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0 09:57 수정 : 2019.12.11 02:35

“12일 이사회 열어 숫자 공개 예정
이름은 공개에 동의한 사람에 한해”

응모 마감 뒤에도 ‘37명’ 숫자만 공개
“낙하산 막기 위한 궁여지책’ 분석 많아

“오는 12일 이사회를 열어 회장 후보 심사 대상자 수를 공개하고, 본인 동의를 거쳐 동의를 한 사람에 한해 명단을 발표할 예정임.”

케이티(KT) 차기 회장 선임 절차 가운데 응모 서류 접수·심사 등을 담당하는 케이티 이사회 산하 지배구조위원회가 9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알린 내용이다. 다음 단계인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 추천할 회장 후보 수는 밝히기로 한 반면, 후보 이름 공개는 ‘본인 동의’ 조건을 달아 유보한 게 눈에 띈다. 지배구조위는 이날 문자메시지 발송에 앞서 이사회에 서류심사·평판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지배구조위는 회장 후보 도전자들의 응모서류 접수 마감 뒤에도 “총 37명이 응모했다”고만 밝혔다.

케이티 안팎에선 ‘낙하산’이 끼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궁여지책’이란 분석이 많다. 케이티 이사회는 이석채 전 회장과 황창규 회장 선임 때는 응모자 수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입소문으로 대략 몇 명 정도가 응모했다고 알려졌다. 케이티의 한 임원은 “이번에는 이사의 후보 추천을 안하기로 한 데 이어 처음으로 응모자 수를 전격 공개했는데, 모두 중간에 끼워넣기를 하는 걸 막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37명이라고 언론에 공개했으니 끼워넣을 수 없다”고 말했다.

케이티 회장 선임 과정에 밝은 전직 임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전 회장 선임 때는 중간에 새 후보자가 끼어들기도 했다. 응모자들의 자질이 부족하다며 이사 추천 방식으로 중간에 새 도전자를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한 전직 임원은 “응모자 수와 명단 모두 공개되지 않은 상태로 회장 선임 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이사들만 입을 다물기로 하면 언제든지 판을 엎을 수 있었다. 예상밖의 깜짝 인물이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낙하산’ 의혹이 끊이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케이티 관계자들은 회장후보심사위에 올려질 회장 후보 명단 공개 가능성에 대해 한결같이 “지배구조위가 ‘동의한 사람에 한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투명성을 높이고 잡음을 줄이는 측면에서 공개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내다봤다. 앞서 포스코도 최정우 회장 선임 때 후보가 5배수로 좁혀진 뒤부터는 명단을 공개해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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