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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19 16:18 수정 : 2019.11.20 02:33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과기부, 통신사-유료방송 결합 심사
허가되면 이통사 시장점유율 상승효과
알뜰폰·유료방송 독립사업자 ‘근심’
지역성과 저가요금제 역할 살리려면
“맞춤형 활성화 대책·체질개선 필요”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통신사와 유료방송사의 기업결합이 공정거래위원회 문턱을 넘으면서 알뜰폰과 유료방송 시장 재편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업결합이 성사되면 통신사들이 묶음상품과 전국 유통망을 동력 삼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통신사에 속하지 않은 사업자들은 사업 생존을 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19일 정부와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엘지유플러스(LGU+)의 씨제이(CJ)헬로 인수와 에스케이브로드밴드(SKB)와 티브로드의 인수합병 심사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으로 인한 경쟁제한성을 심사 기준으로 삼았다면 과기정통부는 이용자 보호와 기간통신사업 경쟁 영향, 정보통신자원 관리 적정성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에스케이비는 티브로드 합병에 대해 방통위의 사전동의도 받아야 한다.

두 건의 기업결합이 허가되면 시장 재편은 불가피하다. 5대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가운데 2곳이 통신사 2곳과 합쳐지면 통신사의 유료방송시장점유율이 47%(지난해 하반기 기준)에서 69%로 올라가고, 알뜰폰 가입자 수 1위를 차지했던 씨제이헬로가 엘지유플러스와 합쳐지면 이동통신3사 자회사의 알뜰폰시장 점유율이 27%(지난 6월 기준)에서 36%로 높아진다.

남은 독립 사업자들은 묶음상품을 특히 우려한다. 케이블방송사들은 지난 1995년 채널묶음방송을 최초로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지만 2009년 통신사가 인터넷티브이(IPTV)를 시작하면서 10년 만인 지난 2018년 가입자 규모에서 역전 당했다. 휴대폰과 집전화, 인터넷에 아이피티브이를 한데 묶어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게 결정적 차이였다. 케이블방송사들도 부랴부랴 인터넷과 알뜰폰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통신사 마케팅을 따라가진 못했다.

알뜰폰 시장점유율

알뜰폰 사업자들의 위기감도 크다. 이들은 2012∼2015년 통신사 자회사들이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해 우후죽순 알뜰폰 자회사를 만들면서 상품 차별화에 실패했다. 소비자들은 실시간 대응이 안 되고 수리가 어려운 알뜰폰 독립사업자 대신 전국 대리점을 갖춘 통신사를 택했다. 인수합병이 허가된다면 씨제이헬로 알뜰폰 사업부는 이동통신사의 대리점 인프라와 마케팅 효과는 물론 엘지유플러스의 가상·증강현실(VR·AR) 콘텐츠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두 업종 모두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왔다는 점은 인수합병 심사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개별유료방송채널사업자들은 충북 증평·경남 마산·전북 익산 등 거점 지역에 특화된 프로그램과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3사와 지역민영방송사의 권역별 방송에 다 포함되지 않는 영역이다. 알뜰폰도 최근 이동통신사들이 2만∼3만원대 저가요금제를 내면서 경쟁력이 떨어졌지만 아직 1만원 이하 저가요금제를 제공한다는 순기능이 있다.

급변하는 미디어환경은 이들 모두에게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유료방송업계에선 넷플릭스 등 사용자 맞춤형 실시간동영상재생서비스(OTT)가 인기를 얻고 있고, 알뜰폰 업계에선 케이비(KB)국민은행과 모닝글로리가 콘텐츠와 접목한 알뜰폰을 내놓고 있다. 최성진 서울과기대 교수(전자공학)는 “이통사들과 차별화된 유료방송과 알뜰폰의 핵심 경쟁력은 낮은 가격과 지역맞춤형 서비스”라며 “정부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 독립사업자들만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육성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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