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베 겐타로(왼쪽) Z홀딩스 사장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사장이 18일 두 회사의 합병을 알리는 기자회견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서로 상대방 기업의 색깔 넥타이를 메고 나와 ‘동등한 합병’을 상징적으로 내보인 두 사람은 Z홀딩스의 공동CEO를 맡게 된다. FNN 유튜브 중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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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x야후 합병 뒷이야기]
일본판 '네이버+카카오+SKT' 합체 메가공룡의 탄생
가와베 겐타로(왼쪽) Z홀딩스 사장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사장이 18일 두 회사의 합병을 알리는 기자회견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서로 상대방 기업의 색깔 넥타이를 메고 나와 ‘동등한 합병’을 상징적으로 내보인 두 사람은 Z홀딩스의 공동CEO를 맡게 된다. FNN 유튜브 중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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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를 포함한 그룹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있다. 야후는 소프트뱅크가 있어 통신 서비스로서 차세대 통신 5G도 해나가고 있다. 야후의 경우 소프트뱅크 이용자는 포인트 10배 등 서비스를 받게 되는데, 통합하면서 라인 이용자도 포인트 10배 등 서비스가 가능하다." - 가와베 Z홀딩스 사장 "라인의 모기업인 한국 네이버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카메라앱 스노우 등도 있다. 통합된 회사가 AI(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데 의미가 있다. -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사장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분야는 전자결제와 전자상거래다. 지난 14일 라인-야후저팬 합병 소식을 처음 전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프트뱅크의 한 고위 임원을 인용해, 손정의 회장이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처럼 쇼핑과 메신저, 포털과 간편결제까지 실현하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현재 라인페이는 약 37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소프트뱅크가 만든 페이페이(PayPay) 이용자는 1900만 명 정도다. 야후는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라쿠텐(3조4천억엔)에 이은 2위(2조3442억엔) 규모를 기록한다. 라인-야후를 너머 네이버-소프트뱅크의 합작이 본격화한다면 두 회사가 진행하는 인공지능(AI) 분야 협력도 가시권에 들어온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고 조언한 바 있으며, 그 자신도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거듭하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설립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비슷한 행보를 밟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로보틱스 기술을 가지고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보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의 첨단 분야를 연구하는 네이버랩스의 인공지능 역량은 이미 한국 시장을 한참 넘어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의 최대 위협은 이용자로부터 선택받고 있다는 것이다. 나도 (구글의) 유튜브를 보고 (아마존의) 킨들로 책을 본다. 국산 플랫폼과 AI를 이용자에게 선택지로 제공하고 싶다. ...소프트뱅크그룹 비전펀드의 AI전략과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해갈 것이다." - 가와베 Z홀딩스 사장암호화폐 분야에서도 양사의 협력이 예상된다. 야후저팬과 라인은 현재 각각 일본에서 타오타오(TAOTAO)와 비트맥스(BITMAX)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라인의 모회사인 네이버와 Z홀딩스 모회사인 소프트뱅크가 50:50으로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만드는 새로운 Z홀딩스는, 앞으로 라인, 야후저팬, 야후 쇼핑과 조조, 저팬넷뱅크 등을 산하에 두게 된다. 라인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핀테크 영역에서 양사가 긴밀한 연대를 구축해 현금없는 시대의 새로운 사용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예전에도 합치려다 불발됐던 라인과 야후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라인과 야후저팬의 합병 논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언급이 나왔다. 이데자와 라인 사장은 올해 들어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실은 해마다 신년회를 하고 있다. 올해 4월께 식사를 했는데, 양사가 뭔가 큰 것을 할 수 있겠지요라고 (얘기가 됐다). 그리고 6월께 각자의 모회사에 상의를 했고, 그때는 경영 통합보다는 우선 검토를 하자고 이야기를 했다." - 이데자와 라인 사장그러나 18일 업계를 상대로 한 코인데스크코리아의 취재를 종합하면, 라인에 대한 소프트뱅크의 적극적 투자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라인이 일본증시 상장을 고심하고 있던 지난 2014년에도 라인에 대규모 Pre-IPO 투자(상장 준비중인 기업의 주식을 조기 매입하는 것)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두 회사는 그 무렵 이 거래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라인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 번째 이유는 당시 이해진 의장의 경영적 판단이었다. 라인은 네이버가 해외에서 터뜨린 첫번째 대형 사업이다. 이 관계자는 "회사 내에 네이버가 검색광고를 통해 한국 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외부(소프트뱅크) 도움을 받지 않고도 라인을 통해 일본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기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접견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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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2016년 상장도 돈이 없어서 한 게 아니라 '라인은 일본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천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처럼 한일관계가 악화된 상태에서 네이버 돈이 라인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은 특히 라인으로서는 가급적 피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결과적으로 라인, 네이버, 일본 금융당국 모두에게 난감한 상황이 될 수 있다. 라인과 야후저팬의 이번 경영통합은 라인의 이처럼 미묘한 상황을 예리하게 포착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전략적 '한수'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판단이다. 라인이 핀테크를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더이상 네이버에서 받기는 어렵고, 실적이 나쁘니 더이상 증자도 힘든 상황에서 '구제'를 받은 셈이다. 가와베 Z홀딩스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손 회장으로부터 전적인 지지를 얻었다면서도 직접 개입은 부정했다.
"해마다 신년회를 하고 (모회사인 소프트뱅크의) 미야우치 (겐) 사장이나 네이버 간부와 이야기를 해왔지만, 손 회장은 여기에 관여해오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손 회장이 소프트뱅크의 CEO이므로 9월에는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손 회장으로부터는 '100% 찬성이다. 일본을 위해, 아시아를 위해 스피디하게 이것을 하자'며 찬성을 얻었다. 단, '이용자가 이전보다 편리해지지 않는다면 누구에게도 지지받을 수 없다'고 거듭 말했다.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과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해야 할 의미는 없다'고 말씀하셔서, 그런 도전을 하려고 한다." - 가와베 Z홀딩스 사장김동환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 기사 원문 등 기타 자료는 블록체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코리아(www.coindeskkorea.com)를 참고하세요. 각종 제보 및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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