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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27 16:41 수정 : 2019.09.27 21:29

조우제 변리사가 27일 서울 서초구 코지모임공간에서 ‘소재·부품 기반 기술 국산화를 위한 원천특허 대책 특별위’ 활동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대한변리사회 제공.

대한변리사회 ‘원천특허대책특별위’
반도체 3대 소재·부품 특허 현황 조사
국내출원 포토레지스트 특허 64% 일본
폴리이미드는 22%, 불화수소는 16%
“기술력 갖춘 일본기업, 권리 확보 나선 것”
일본기업, 권리 행사하면 중기 타격 클 듯

조우제 변리사가 27일 서울 서초구 코지모임공간에서 ‘소재·부품 기반 기술 국산화를 위한 원천특허 대책 특별위’ 활동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대한변리사회 제공.
한국 특허청에 출원(신청)된 반도체 감광액(포토레지스트) 관련 특허의 64%가 일본 업체 소유라는 분석이 나왔다. 불화(플루오린)폴리이미드는 22%, 고순도불화수소는 16%를 차지했다.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처 대상이 된 세 품목은 국내 차세대 반도체 공정 핵심 소재다.

대한변리사회 ‘소재·부품 기반 기술 국산화를 위한 원천특허 대책 특별위원회’는 27일 서울 서초구 코지모임공간에서 발표회를 열고 일본 수출규제 강화 대상에 오른 반도체 소재 3대 품목의 한일 특허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대책위는 일본 기업의 대한국 특허 출원 비율이 한국 기업의 대일본 특허 출원 비율보다 월등히 높았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한국 특허청에 출원된 불화폴리이미드 특허 가운데 22%가 일본 업체 소유인 반면 일본 특허청의 같은 품목 출원 특허는 10%만이 한국 업체 것이었다. 포토레지스트는 한국 특허청의 일본 업체 특허 보유 비율이 전체 출원 특허의 64%인 반면 일본 특허청의 한국 업체 보유 비율은 3.73%에 그쳤다. 고순도 불화수소의 경우 한국에 출원된 특허의 16%가 일본 업체 소유였고 일본에 출원된 특허의 1%가 한국 업체 소유였다. 한국화학연구원·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연세대 산학연구원 등 국내 연구기관이 낸 폴리이미드 관련 특허 112건도 자체 조사해 보니 일본 특허청에 출원된 경우가 0건이었다고 덧붙였다.

발제를 맡은 조우제 변리사는 “일본 반도체 소재 산업의 경쟁력이 한국보다 높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일본 기업의 특허 출원 행위가 한국보다 활발하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지난해 기준 세계 5대 특허청 통계를 보면 일본의 국외 출원량이 한국과 견줘 최대 3.5배까지 차이 났다. 일본의 국외 특허 출원 행위가 한국보다 활발하다는 근거”라고 했다.

국외 특허 출원에 적극적인 일본의 행보는 개별 기업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폴리이미드 전구체를 만드는 일본 기업 ‘아사히 가세이’는 일본에 출원한 특허 1건을 한국에 여러 건으로 나눠서 출원하거나 특허 기술의 실제 용도·제품까지 함께 출원하는 방식으로 한국에서의 권리 행사 범위를 넓혔다. 뒤늦게 생산에 뛰어든 제품이라도 제조 과정에서 개선한 사항이 있으면 특허를 출원했다. 일본 제이에스아르(JSR)도 지난 2015년 극자외선(EUV)용 감광액 개발에 나선 이래 5년 만에 특허 10건을 한국 특허청에 출원했고 일본 신에츠는 실험 과정에서 이(E) 빔을 사용한 결과까지 특허 출원 대상에 포함했다. 조 변리사는 “일본 기업들이 심사청구, 분할출원, 용도·제품 청구항 등 한국의 특허제도를 활용해 최대한 권리를 확보하려 노력한다는 걸 알 수 있다”며 “특허 출원 범위를 용도·제품까지 넓힐 경우 소재·부품 기업이 미리 선행 특허를 피하더라도 최종 반도체 소자 기업 생산 단계에서 특허 침해 행위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대책위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제조사들이 앞으로 일본 경쟁사와 특허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조 변리사는 “지난 2010년 일본 카네카와 에스케이씨(SKC)코오롱피아이(PI)의 특허분쟁을 보면 일본 기업은 시장에서 밀릴 때 자사 특허를 무기 삼아 경쟁 소재 기업에 소송을 제기하는 걸로 분석된다”며 “고객사인 에스케이하이닉스나 삼성전자를 직접 겨냥할 일은 적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을 키울수록 일본 기업들과 직접 특허분쟁을 벌일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뜻이다. 조 변리사는 “아직도 한국 중소기업들을 방문해 보면 특허 명세서조차 볼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선행 특허를 어떻게 피할지 관심은 있는데 비용과 시간 한계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대책위는 △중소기업의 전략적 특허 출원 추진 △연구개발(R&D)단계부터 지적재산권 고려 △특허 회피를 위한 수요 기업·소재부품기업 공조 △대학·국책연구기관의 적극적 특허 출원을 과제로 꼽았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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