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29 10:49
수정 : 2019.08.29 19:45
일본 극우세력 주장 담은 메신저용 콘텐츠
국가폄훼·정치내용 금지 자체 규정 적용 안돼
라인 지분 72% 네이버 보유…이용자 1억6400만
네이버의 일본 메신저 서비스 자회사 ‘라인’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의 메신저 스티커를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라인은 국내 이용자의 신고에 이를 삭제했다. 모두 10개가 판매됐으며 라인은 사용을 금지했다.
라인은 28일 밤 9시 온라인 스토어에 ‘Stamps of Mr. Moon’(미스터 문의 도장)이라는 메신저용 스티커를 등록했다. 국내 판매 가격은 1200원이다. 이 스티커에는 문 대통령 얼굴을 기괴하고 모욕적으로 변형한 그림에 일본어 말풍선으로 “약속? 뭐라고?”, “그 말이 뭐였더라?”, “파기!!”, “반대!!”, “네가 나쁜 거야!!” 등이 적혀있다. 이 스티커는 ‘미네오 마인’(Mineo Mine)이라는 일본 작가가 올린 것으로, 최근 일제하 강제노역 배상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합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등과 관련한 일본 극우 세력의 주장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라인은 자체 검토를 거친 스티커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라인의 스티커 가이드라인에 따른 금지 사례는 ‘특정 국적 소유자, 인물, 법인, 집단에 대한 비방이나, 폄훼, 공격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경우’, ‘정치적 이미지나 선거 관련 내용을 포함하는 경우’ 등이다. 이 스티커는 이 규정 위반이 명확한데도 승인을 통과한 것이다. 라인은 이 스티커를 발견한 국내 누리꾼들의 신고를 받고 28일 밤 10시께 삭제했다.
라인 쪽은 “내부 검수 가이드라인에 따라 스티커 콘텐츠를 심사한 뒤 스티커를 공개·판매해왔으나 하루 평균 3만개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콘텐츠가 걸러지지 못했다”며 “현재 자세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스티커 검수 프로세스를 엄중히 감사하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일본·대만·타이·한국 등에서 이용자 수가 모두 1억6400만명에 이르는 라인은 네이버가 지분 72.64%를 보유한 자회사다. 네이버는 일본 메신저 시장을 장악한 라인에 수천억원대를 투자하며 최근 인터넷 은행·증권 등 분야에 진출했다. 국내 자회사는 ‘라인 플러스’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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