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27 18:43
수정 : 2019.05.2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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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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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화웨이 거래중단 조처에 중 맞불
화웨이에 부품 공급 삼성전기 등
수출 타격 가능성에 전전긍긍
이통사 등 화웨이 고객사들도
“화웨이 계속 사용” 강조 몸사리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등 ‘반사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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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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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미국 ‘화웨이 제재’에 맞서 ‘국가 안보에 반하는’ 부품 수입을 거르겠다고 나서면서 한국업체들은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27일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중국 내 모든 인터넷 정보관리를 전담하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 24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안전심사방법’이라는 새 규제안을 공개했다. 주요 정보기술 인프라를 구축할 때 ‘국가 안보’ 요소를 고려해 부품을 수입한다는 내용이다. ‘중국도 미국 제품 안 산다’고 선언해 양쪽의 거래중단을 공식화한 셈인데, 부품사 전망엔 먹구름이 낀 반면 스마트폰 제조사는 화웨이 특수를 누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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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화웨이에 카메라모듈을 파는 삼성전기와 엘지(LG)이노텍, 화면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 메모리반도체를 파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화웨이가 자체 집계한 한국 부품 구매 규모는 연간 5조∼7조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이든 반도체든 화웨이가 국내 업체들의 ‘큰 손’이었던 건 맞다”며 “화웨이가 미국 진출 못하는 건 (국내 부품사에) 큰 변수가 아니었지만 부품사들이 화웨이에 납품 자체를 못한다면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부품사보다 운신의 폭이 넓다는 화웨이 고객사들도 중국 시장 진출을 고려해 화웨이와 연결고리를 유지하려는 분위기다. 케이티(KT)는 농협 등 고객사 요청에 따라 금융망 고도화 작업에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엘지유플러스(LGU+)도 미군 기지 주변에 5세대 통신망 공급망을 설치할 때 화웨이 장비를 빼기로 했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유선망 일부에만 화웨이를 적용하고 기간망과 코어망을 구축할 땐 화웨이를 들이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통3사 모두 “확정된 것은 없다. 기존에 들여온 장비는 그대로 사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화웨이 네트워크장비를 쓰는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국 합작회사의 내부 인트라넷 망에 화웨이 장비를 쓴 현대자동차는 차량제품과 관계가 없다며 제품을 계속 사용하겠다는 입장이고 화웨이 장비로 네트워크망을 구축한 한국전력공사도 올해 말 장비 교체를 앞두고 “경쟁입찰에 화웨이가 배제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떠한 이유로든 화웨이를 명시적으로 배제한다면 국제분쟁에 불쏘시개를 넣는 격이 될 것”이라며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이상 국내 어느 기업도 (화웨이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화웨이와 미국 사이에 골이 깊어질수록 ‘특수’를 보는 곳도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제조부문이다. 화웨이가 잡고 있던 동남아시아와 유럽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서다. 이미 일부 고객들은 화웨이 휴대폰이 구글과 연동되지 않을 것을 염려해 단말기를 중고시장에 내놓고 있고 이에 따라 단말기 가격도 10만∼30만원씩 떨어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싱가포르 법인은 화웨이 단말기 사용자를 겨냥해 자사 스마트폰 가격을 할인판매하고 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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