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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02 10:44 수정 : 2019.04.02 20:13

지구상 모든 위치 3m×3m로 나눠
무작위로 3개 단어 배정해 위치 표현
카카오맵 업데이트로 서비스 이용가능

“‘초여름.이긴다.색상’으로 짜장면 2개랑 탕수육 갖다주세요”

서울 한강시민공원에서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가장 난감한 것은 현재 위치를 어떻게 설명하냐다. 배달원과 통화하며 접선을 시도하지만, 분수 뒤, 나무 옆, 벤치 앞 등의 단어만을 가지고는 정확한 설명을 하기란 매우 힘들다. 그 사이 짜장면은 불어터진다.

주변 지형지물로 설명하는 것뿐 아니라, 주소나 지번, 소숫점까지 가는 위도와 경도로 위치를 표현하기는 더더욱 힘들다. 위치를 설명하는 사람이 그곳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 고안된 것이 지도상의 모든 위치를 3m×3m 격자 단위로 나눠, 단어 3개를 조합해 만든 정밀기술인 ‘W3W’이다. 국외에선 의료·구난·여행·물류 등 여러분야에서 폭넓게 쓰이고 있는데, 카카오가 이 기술을 만든 영국의 스타트업 ‘왓쓰리워즈’(what3words)와의 제휴를 통해 카카오맵에도 탑재했다.

카카오는 모바일 지도서비스인 카카오맵에 ‘W3W’ 기능을 업데이트를 통해 순차적으로 제공한다고 2일 밝혔다. 기존 지도서비스가 지번이나 장소명을 기반으로 한다면, 이 서비스는 3단어를 조합해 지구상의 모든 위치를 표현할 수 있다. 이를 테면, 판교역 북쪽 1번 출구 30미터 앞은 ‘///물컵.부과.입학’, 반포한강공원 2주차장 서편 10미터 지점은 ‘///초여름.이긴다.색상’으로 나타나는 식이다. 등산을 하거나 배낚시를 할 때, 공원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도심이나 큰 건물 내에서 위치를 설명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하게 이용 가능하다. 자신만의 장소를 기록하고 추억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카카오맵의 지도 화면에서 원하는 위치를 길게 터치하고 있으면 나타나는 메뉴 중 ‘///W3W’ 를 선택하면 된다. 위치를 선택하면 3개의 단어로 구성된 주소가 나타나며, 해당 주소를 카카오맵에서 확인하고 카카오톡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공유하거나 게시할 수 있다. W3W 주소를 공유받은 사람은 카카오맵을 실행해 보낸 이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길안내도 이용 가능하다.

이 서비스는 문자와 숫자의 조합보다는 3개의 단어가 사람이 인지하고 기억하기 쉽다는 심리학 연구에 착안한 것으로, 전세계를 통틀어 57조개의 단어조합이 주소로 이미 지정돼있다. 27개 언어/170여개 국에서 사용 가능하며 한국어로된 지명을 만들기 위해, 왓쓰리워즈가 한국 언어학자들과 상의해 주소에 사용될 단어를 만들었다 한다. 단어나 단어 조합에는 특별한 의미는 없다.

이번 제휴와 기능 개발을 담당한 조성윤 카카오 맵서비스 팀장은 “W3W 기능은 기존 지도 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함으로써 더 정밀한 지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자신만의 장소나 위치를 기록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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