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29 09:48
수정 : 2019.03.2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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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황창규 케이티(KT) 회장이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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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회장 주총 보고하며 “94.86점 득점” 밝혀
새노조의 CEO 평가 결과와 비교하면 ‘극과 극’
삼성·비서실장 출신 김인회, 사내이사 선임
‘황창규 회장 퇴진’ 고함·야유 속 40분만에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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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황창규 케이티(KT) 회장이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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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규모 통신대란을 일으켰던 케이티(KT)가 ‘2018년 경영성과’를 최우수 등급인 94.86점으로 평가했다. 이는 케이티의 자체 평가로, 황창규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성과급 등의 기준이 된다. 케이티 새노조는 “각종 사고를 일으킨 경영진이 최우수 평가로 거액의 성과급을 챙겨가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황창규 케이티 회장은 29일 오전 서울 서초 우면동 케이티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내 경영평가보상위원회가 지난해 경영목표 대비 실적을 평가한 결과 94.86점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황 회장은 “경영성과는 서비스매출, 핵심사업 매출, 영업이익 등으로 구성된 결과형 지표와 핵심 및 성장형 사업 한계 돌파, 미래사업 혁신 한 단계 업그레이드, 국민기업의 사명과 책임 확대 등으로 구성된 과정형 지표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경영성과 평가는 전략기획실이 경영목표와 평가를 제출하면, 이사회 내 평가보상위원회가 의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평가 결과는 황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성과급과 주식 지급 등의 잣대로 사용된다.
앞서 케이티 새노조는 28일 ‘이슈리포트 : 황의 반칙 보고서’를 내어 “직원을 평가하는 잣대로 황창규 회장의 지난해 경영성과를 평가하면 5개 등급 가운데 끝에서 두 번째 등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새노조는 “지난해 최고경영자의 경영성과가 ‘최우수’로 평가됐다고 한다. 지난해 케이티는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로 통신대란을 일으키고, 상품권을 현금화해 임원 이름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준 게 불거졌으며, 채용비리 사건이 불거지는 등 사상 최악의 경영실패의 해로 평가받고 있는데, 최고경영자에게 최우수 평가를 줘 거액의 성과급을 챙겨가게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케이티는 이날 주총에서 황 회장과 같은 삼성 출신이면서 비서실장을 지낸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사장)과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을 사내이사로,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와 유희열 부산대 석좌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또한 참여정부 때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대유 사외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김인회 사장이 황 회장 추천으로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을 두고는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날 케이티 주총은 일부 주주들이 “황창규 퇴진”과 “황창규를 감옥으로”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진행됐다.
글·사진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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