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26 16:11
수정 : 2019.02.26 20:44
노조, 찬반투표 거쳐 3월8일 조인식
고용안정 등 노조 요구 상당수 수용
IT업계 1·2번째 단협 넥슨서 나와
쟁의행위 들어간 네이버 노사와 대조
넥슨코리아 노사가 포괄임금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단체협약안에 잠정 합의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넥슨지회(넥슨 노조)는 다음달 4~5일 단협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인 뒤 8일 회사 쪽과 단체협약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다.
넥슨코리아와 넥슨 노조는 지난 20일 포괄임금제 폐지·고용 안정방안·유연근무제도 개선·모성보호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긴 단체협약안 79개항에 잠정 합의했다고 26일 각각 밝혔다. 노사는 포괄임금제를 기존 고정연장·야간수당을 기본급에 산입하는 방식으로 오는 8월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조직 해체 등으로 인한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해체되는 조직은 3개월 안에 전환배치를 완료할 수 있도록 노조와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내용도 단체협약에 포함됐다. 또한 노사는 복지포인트 확대와 난임치료 휴가 확대 등에 대해서도 합의점을 찾았다. 노조가 설립 당시 주장했던 내용 상당수가 단협안에 담겼다.
넥슨 노조는 지난해 9월 출범한 이래, 넥슨코리아·네오플 등 넥슨 계열사 5곳의 회사 쪽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벌여왔다. 앞서 넥슨코리아와 비슷한 내용으로 자회사 네오플도 지난달 30일 단체협약이 체결된 바 있다. 지난해 정보기술(IT)·게임업계에서 노조 설립 ‘바람’이 분 뒤, 첫번째와 두번째 단체협약이 별다른 잡음 없이 모두 넥슨 계열사에서 맺어진 셈이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대화와 협력을 통해 보다 건강한 근로환경 조성 및 효율적인 근무문화 정착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수찬 넥슨지회장 역시 “신뢰가 쌓이면서 길지 않은 기간에 타결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보기술(IT) 업계 내 다른 회사의 노사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런 모습은 넥슨 노조보다 5개월 먼저 노조가 설립됐지만, 노조가 쟁의행위에 돌입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는 네이버 노사와 대조된다. 네이버는 회사 쪽이 단체협약에서 쟁의행위에 참여할 수 없는 조합원의 범위를 정하는 ‘협정근로자’ 지정을 주장하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무산되고, 노조가 지난 20일 첫 쟁의행위를 벌이는 등 갈등 국면에 있다. 네이버는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 입장에선 협정근로자 지정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마찬가지로 서비스 중단·장애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큰 게임업체 넥슨코리아·네오플의 단체협약안에는 ‘협정근로자’ 관련 조항이 없다. 다만, 노사는 단체협약 조항의 ‘적용 범위’를 두고 논의를 벌인 끝에 일부 직책자에 대해선 노동조건과 무관한 일부 조항을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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