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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2.07 19:24 수정 : 2019.02.07 23:00

7일 경기 성남 네이버 본사 앞에 네이버 노동조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네이버 노조 제공

‘협정근로자’ 범위 지정 문제 갈등
회사, 중노위 조정안 수용 거부
전환배치 해결 합의한 네오플과 대조

7일 경기 성남 네이버 본사 앞에 네이버 노동조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네이버 노조 제공
지난해 정보기술(IT)·게임 업체들이 모여 있는 경기도 판교에서는 노동조합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4월 네이버를 시작으로 게임업체 넥슨·스마일게이트, 카카오에 이르기까지 4개 기업 노동자들이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에 가입해 지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장시간 노동 근절, 성과보상의 투명화, 수평적 소통 복원, 고용안정 등을 요구했다. 짧게는 4개월, 길게는 10개월이 지난 지금, 네오플(넥슨의 자회사)처럼 단체협약을 타결한 곳이 있는가 하면, 네이버처럼 쟁의행위를 결의한 곳도 있다. 같은 업계임에도 노사 관계는 사뭇 다른 것이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달 31일까지 사흘간 네이버와 자회사 엔비피(NBP)·컴파트너스에서 찬반투표를 벌여 쟁의행위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노조 결성 이후 단체교섭을 벌여온 네이버 노사는 16차 교섭이 결렬된 뒤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쳤으나 회사가 조정안 수용을 거부해 쟁의행위 결의에 이르렀다. 오세윤 네이버 지회장은 “단체교섭을 하면 ‘수평적 소통문화’가 생기고 노동권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단체행동권도 활용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네이버 노조는 오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쟁의행위의 구체적인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처음 네이버에 노조가 결성될 때만 해도 수평적 소통을 강조해온 기업 문화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단체협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노사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회사가 조정안을 거부한 것은 노사합의로 쟁의행위에 참여할 수 없는 조합원인 ‘협정근로자 범위’ 지정이 조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는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대국민 서비스를 하는 네이버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협정근로자 지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노조의 요구사항 가운데 노조 전임자나 사무실 보장 등에서 회사가 성의를 보였다고 생각하는데, 노조는 회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 지회장은 이에 대해 “당연한 노조 활동 보장에 ‘성의’ 운운하는 것은 이를 ‘시혜적’으로 보고있다는 뜻이다. 회사는 노조를 동등한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경영진 뜻대로 노동자들은 따라오라는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회사가 서비스 중단을 원치 않았다면 조정안을 수용했으면 됐는데, 회사가 이를 거부하면서 쟁의상태로 내몰고 있다”고 반박했다.

네이버의 이런 상황은 넥슨 자회사 네오플과 대조된다. 네오플 노사는 지난달 30일 포괄임금제 폐지, ‘조직해체로 인한 전환배치는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2개월 내 완료’ 등의 내용이 담긴 단체협약을 맺었다. 게임업계에선 프로젝트가 끝나거나 중단되면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문제가 있는데 이를 해결할 방안이 담겨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도 노사 합의를 마무리 짓기 위해 이달 중 집중교섭할 예정이다. 넥슨 관계자는 “노조와 최대한 협조적인 분위기에서 교섭에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노조 결성 이후 노사 문제를 전담하는 별도 조직을 만들어 교섭에 대응하고 있다. 차상준 스마일게이트지회장은 “노조 설립 이후 회사가 그동안 공개되지 않던 정보를 공개하는 등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며 “교섭 역시 잘 진행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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