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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29 19:54 수정 : 2005.11.29 20:05

지상파 DMB개념도

지상파DMB 12월1일 서비스 시작

단말기 안팔고…
지하철에선 당분간 먹통

#장면1.

한국방송은 지난 23일 지상파 디엠비(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서비스를 일주일 앞두고 자사의 디엠비 채널과 운영계획을 소개했다.

이날 소개된 서비스를 보면, 내년 안으로 지상파 디엠비 휴대전화를 통해 인기드라마를 보면서 드라마 주제가를 다운로드 받아 통화연결음으로 사용하고 괜찮은 방송 화면도 녹화해 디엠비폰 바탕화면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

또 프로야구 경기를 보면서 투수가 던지는 공이 스트라이크이지 볼인지를 맞춰볼 수 있는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실시간으로 내 점수가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 가운데 몇 등인지 알 수도 있다.

##장면2.

지난 27일 서울 용산 대형 전자매장인 스페이스나인 8층 이동통신매장. 이 곳 260여 매장에선 휴대전화 겸용 지상파 디엠비폰을 단 한대도 팔지 않았다. “용산전자상가뿐만 아니라 서울 어디에서도 지상파 디엠비폰을 살 수 없을 겁니다.” “지상파 디엠비 방송과 신문에서 떠드는데, 그거 단말기 나오려면 꽤 시간이 걸릴 걸요”라는 직원의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통사 협조 안해 DMB폰 구할수 없어
지상파 재송신 70% 독자 제작물 크게 부족


지상파 디엠비(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서비스가 새달 1일부터 수도권 일대에서 시작된다. 지상파 디엠비 사업자들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신관 공개홀에서 지상파 디엠비 공동 개국식을 열고 방송에 들어간다.

하지만 당분간 지상파 디엠비 서비스를 맛보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등은 이미 여러 개의 지상파 디엠비폰을 선보였지만, 이동통신사들이 유통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자동차용 내비게이션, 노트북으로도 볼 수는 있지만, 정작 시민들이 많이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를 통해서는 볼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손안의 티브이’ 대신 ‘차안의 티브이’ ‘노트북안의 티브이’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들은 휴대전화 제조사에 필요한 수량을 주문한 뒤 제조사가 만들어주는 휴대전화를 유통한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유통비용도 보전 안 되는 지상파 디엠비폰 유통에 손사래를 치면서 디엠비폰 유통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대리점이 위성 디엠비폰을 한대 팔 때마다 시청료의 25%인 3250원을 수수료로 받지만, 지상파 디엠비는 공짜여서 그런 수익이 없어 유통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안을 더 들여다보면 이통사들의 속내는 엇갈린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위성디엠비 사업자 티유미디어의 최대 주주여서, 경쟁관계에 있는 지상파 디엠비폰 유통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케이티에프는 핌과 같은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소극적이다. 준이나 핌 같은 서비스가 없는 엘지텔레콤이 12월께 판매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결국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으나 업체들의 손익계산 때문에 시청자들은 정작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아 보지 못하게 된 셈이다.

방송사 역시 이 같은 미완의 서비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상파 디엠비에 걸맞은 콘텐츠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방송사 관계자는 “광고를 수익으로 하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이용자가 확보될 때까지 신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디엠비 특성에 맞게 10~20분의 짧은 실험적 꼭지도 찾아 보기 힘들다. 대신 지상파 재송신이 70%에 이른다. 결국 지상파 꼭지를 짜깁기 하거나 다시 내보내는 수준에 그쳐 지상파 디엠비가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전혀 다를 게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이동통신사, 휴대전화 생산업체, 방송사들의 서로 책임 떠넘기기 등으로 당분가 시민의 발인 지하철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지하철에서 볼 수 있으려면 지상 전파를 받아 지하철로 내려 보내 줄 중계망이 필요한데, 5∼8호선 구간이 내년 1월말, 1∼4호선 구간은 내년 6월이 돼야 모두 깔릴 예정이다.

신태섭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 정책위원장은 “보편적인 서비스인 지상파 디엠비가 출발부터 단말기 유통 문제와 콘텐츠 부족 등으로 삐걱거리고 있다”며 “이동통신사와 방송사들은 자사 이기주의를 버리고 시청자들이 서비스를 받아보는데 제약이 없도록 해주고 지상파 디엠비에 걸맞은 콘텐츠를 찾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방송 3사 프로그램 무료로 실시간 제공

위성 DMB와 뭐가 다른가

지상파 디엠비 본방송을 이틀 앞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디엠비 주조정실 관계자들이 시험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지상파 디엠비는 가입비와 이용요금을 내지 않고 공짜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지상파 디엠비가 ‘무료 보편서비스'를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위성 디엠비는 가입비 2만원에 월 1만3천원(부가세 포함 1만4300원)의 이용요금을 받고는. 위성 디엠비는 티유미디어가 단독으로 하는 상업방송으로, 처음부터 유료서비스를 전제로 사업이 추진됐다. 티유미디어는 위성 디엠비 서비스를 위해 지난해 3월 인공위성 한별을 일본과 함께 쏘는 등 모두 수천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했다.

지상파 디엠비와 위성 디엠비 차이


지상파 디엠비 사업자는 한국방송, 문화방송, 에스비에스 등 지상파 3사와 와이티엔, 한국디엠비, 유원(U1)미디어를 합쳐 모두 6곳이다. 지상파 디엠비 채널은 티브이 7개, 라디오 13개, 데이터방송 8개다. 이 가운데 한국디엠비는 내년 2월 본방송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새달 1일에는 5개 업체가 전파를 쏘게 된다.

위성 디엠비는 11개 티브이 채널과 26개 라디오 채널이 있다. 티유미디어는 자체 채널인 채널블루를 비롯해, 교육(교육방송), 음악(엠넷), 뉴스(와이티엔), 영화(홈시지브이), 게임(온게임넷), 애니메이션(투니버스)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라디오 채널에선 최신가요, 트로트, 히트팝송 등을 내보낸다.

지상파 디엠비를 통해서는 지상파 3사의 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위성 디엠비를 통해서는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없다. 방송사들이 지상파 디엠비 사업이 연착륙할 때까지 위성 디엠비에 재송신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반면 위성 디엠비는 위성을 통해 방송전파를 쏘기 때문에 전국 서비스가 가능하다. 지상파 디엠비는 당분간 수도권에 한정된다. 방송위원회는 내년 상반기에 지역별 지상파 디엠비 사업자를 뽑을 방침이어서, 전국 서비스는 이르면 내년 말쯤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서비스에 들어간 위성 디엠비가 음영지역도 훨씬 적은 편이다. 티유는 전파 수신이 어려운 지역에 간이 중계기를 설치해 음영지역을 해소해 왔다.

한편 지상파 디엠비의 지하철 중계망은 모두 300억원에 이른다. 단말기 제조사가 이 비용을 부담하고, 이를 보전해주기 위해 지상파 디엠비 사업자들은 단말기 업체들에게 협찬광고를 해줄 예정이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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