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만든 신조어, 숫자로 본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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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세계적인 구글현상
‘구글 제국’의 말발굽이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대학 기숙사에서 인터넷 검색업체로 출발한 구글이 10년도 채 안 돼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며 세계 최강의 첨단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선인터넷, 휴대전화, 컴퓨터 운영체제, 전자상거래 등 광범위한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기존 강자들을 정벌할 태세다. 인터넷 기업의 폭발적인 잠재력을 과시하고 있는 구글의 현재와 원동력, 앞날을 짚어본다. “거대한 변화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지난 8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소프트웨어 업계의 공룡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가 임원진과 기술자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을 공개했다. 게이츠는 이 편지에서 다음세대 인터넷 서비스의 무한한 잠재력을 들먹이며 새로운 지각변동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가 지적한 지각변동의 주체가 바로 구글이다. 검색 점유율 야후의 갑절인터넷 관문 장악 광고 연결 공포에 떠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만이 아니다. 구글은 미국 인터넷 검색시장에서 선발업체인 야후를 이미 침몰시켰다. 올 상반기 구글의 점유율은 46%로 야후의 22%보다 갑절 이상 높다. 미국인 10명 가운데 절반이 구글을 통해 인터넷을 여행했다는 얘기다. 현대인의 필수 생활·지식 정보의 통로인 인터넷 관문을 장악한 것이다. 구글의 힘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일상 생활에서의 인터넷 의존도가 높아지는 데 착안해, 구글은 검색 결과와 광고를 연계하는 ‘키워드 광고’로 사업효과를 극대화했다.
현재 구글이 심혈을 쏟고 있는 거대한 도전은 온·오프라인 경계 허물기다. 인터넷으로 책을 열람하는 도서검색 서비스 ‘구글 프린트’는 출판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비교할 수 없는 편리성 앞에서 기존 업체들의 저작권 논란은 지식 소비자들에게 곁가지로 들린다. 가격비교 서비스 ‘프루글’은 최저가를 내세우는 유통업체들을 소스라치게 만든다. 현재 개발 중인 ‘쇼핑폰’은 상품의 바코드를 읽고, 가장 물건을 싸게 파는 매장을 알려준다. 구글의 힘은 주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구글의 주가는 지난 17일 400달러를 돌파했다. 시가총액은 1126억6000만달러(약 113조원)였다. 지난해 8월 공모가 85달러로 증시에 등장한 이후 불과 15개월 만이다. 구글보다 시가총액이 많은 하이테크 기업은 이제 마이크로소프트(2953억달러), 인텔(1500억달러), 아이비엠(1367억달러) 세 곳뿐이다. 유비에스의 벤저민 샤체터 분석가는 보고서를 통해 “구글은 패러다임을 바꾸는 회사”라며 목표주가를 500달러로 올렸다. 15개월만에 시가총액 4위
MS도 “거대한 물결 대비해야” 실리콘밸리의 내로라하는 두뇌들은 이처럼 예측 불허의 성장 잠재력에 매료돼 구글 문을 두드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 구글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1989명의 인재를 새로 채용했다고 전했다. 휴일을 빼면 하루에 10명씩 채용한 셈이다. 구글이 최근 영입한 인재들은 실리콘밸리에서 최고로 꼽히는 사람들이다. 이베이의 하니 더지 대변인은 “구글은 실리콘밸리의 인재 블랙홀”이라고 말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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