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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18 14:11 수정 : 2005.11.18 18:33

사람을 닮은 인면어는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올라온 물품 가운데 ‘고가’에 해당한다.


경매에 이색 물품이 올라오는 것 못지않게 판매자들의 기발한 답변도 화젯거리다.

‘경매 판매자들의 엽기적인 답변’이라는 제목으로 떠돌고 있는 게시물이 인기다.

국민 10명중 8명이 이용할 정도이니 판매자들의 성향도 다양하다. 구매자의 ‘항의’에 판매자들의 어처구니 없는 ‘답변’들도 적지 않다. 인터넷에서는 이런 답변들이 모음록 형태로 돌고 있다. ‘실화’라는 제목이 붙어 있으나, 누군가 재미로 만들어놓은 인터넷 유머로 보여진다. 물건을 산 사람에게는 웃지못할 얘기지만, 이를 본 누리꾼들은 “재미있다”라는 반응이다. 이런 답변들은 블로그나 카페에서는 경매사이트만큼이나 인기다.

제품 하자 지적에 “적응되면 그것도 쾌감”

가장 많은 답변 유형으로는 한 번 팔면 끝이다는 식이다. 애프터서비스를 기대하는 구매자를 ‘바보’로 만드는 그런 답변들은 이렇다. ‘여름 차량용 대나무 등받이 방석 세트’를 산 구매자가 “앉아서 살짝만 움직여도 살을 찝히다보니 운전하다가 두 번이나 사고가 났다. 사고가 난 흔적을 사진으로 보냈다”고 항의하자, 판매자는 “여름에 졸음운전 안 하고 좋지 뭘 그래요. 적응되면 그것도 쾌감이다”고 말했다. ‘여름용 빅 튜브’를 산 구매자가 “부는 걸 주시던지 아니면 카센터에서 공기를 넣도록 주입구를 만들던지 해야지 입으로 불다가 두 번 기절할 뻔 했다”고 항의하자, 판매자는 “휴가 4일전부터 서서히 시작하면 된다”고 답변했다.

“직접 오세요. 그대로. 여긴 제주도거든. 예약후 메일 주삼”

어처구니 없는 답변 가운데는 구매자들은 할 말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답변도 있다. 모기 퇴치기를 산 구매자가 “이 냄새로 모기를 몰아내는 거냐 아니면 사람을 몰아내는 거냐. 썩은 냄새 때문에 내가 먼저 죽는 줄 알았다”고 하자, 판매자는 “물려서 십자가에 매달리는 것 보단 났다”고 말했다. 또, ‘오토바이 인조가죽 바지’를 산 사람이 “입은 뒤에 벗을 수가 없다. 찢으면 반품도 안될 것이고, 이게 고무지 가죽이냐. 워메 이일을 어쩐데…”라고 하자, 판매자는 “직접 입고 오세요. 찢지는 마시고요. 제주도거든요? 비행기 예약후 메일 주세요!”라고 말했다. 구매자를 ‘침묵’하게 만드는 답변이다.

잡아떼기형 답변도 여럿

판매자들의 잡아떼기형 답변도 눈길을 끈다. 여름철 몸보신 관련 물품을 산 사람이 “이게 대체 뭡니까? 이런 효과는 50평생 첨이오만. 대체 뭘 넣고 끓였기에. 이 힘을 참을수 가 없다”고 말하자, 판매자는 “ 네! 박카스에 힘!”이라며 “라면 스프를 넣고 끓인 건데요? 설사가 아니라 정말 효과가 있다. 이상하네”라고 말했다. 자신은 효과를 봤는데, 왜 산 사람한테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전형적인 잡아떼기형 답변이다.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올라온 벼락맞은 나무원목.

배트에 혈흔… “죄송하다. 복날에 뒷마을에서 개를 딱 3대…죄송하다”

그런가 하면 으스스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전설의 고향’식 답변도 있다. 하지만, 판매자의 답변을 듣고나면 웃음보가 터진다. 디지털 카메라를 산 구매자가 “이 카메라 이상해요. 자꾸 사진 뒤에 이상한 물체가 함께 나온다”고 문의하자, 판매자는 “액정 깨졌내요”라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디지털 녹음기를 산 한 구매자는 “이상한 소리가 자꾸 들린다. 울음소리 같기도 하고 무섭다”고 말하자, 판매자는 “미안하다”며 “실제는 딱 4번 쓴 것인데, (이상한 소리는) 제가 술 먹고 운 것이니까 걱정하지 말고 삭제하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박찬호 야구 연습용 베트를 산 구매자가 “이상하다. 방망이 끝 부분에 피를 지운 흔적이 강하게 남아있는데, 이거 설명 안하면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판매자는 “죄송하다. 복날에 뒷마을에서 개를 딱 3대…죄송하다”고 답변했다.

“쓰기 부담스러우니까 팔았지”식 답변, 구매자 면박형 답변

‘누구나 쉽게 요가비디오 세트’를 산 사람이 “이게 누구나 쉽게냐”며 “처음부터 뒤로 꺾어 목으로 버티고 다리 쳐들기가 누구나 쉽냐? 파는 넌 하냐?”고 따졌다. 이에 판매자는 “아따! 그거 허다가 지금… 그러니깐 팔죠. 해봐요. 좀 ! 고난 극복하는 힘을 준다”고 말했다. 산 사람의 잘못일까? 아니면 판매자의 과장광고일까? 알쏭달쏭 해진다.

구매자를 면박하는 답변도 있다. ‘신경통 전용 샤워기’를 산 구입자가 “앞 이빨이 두 개나 나갔다. 이 OO야. 이거 사람잡는 수압”이라고 쏘아붙이자, 판매자는 “이빨에 신경통 있었어요? 그걸 왜 이빨에 대냐”고 오히려 면박을 줬다. 이미 판 제품이니 판매자 입장에서는 아쉬울 게 없다는 태도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이승경 기자 ya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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