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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18 14:04 수정 : 2005.11.20 12:42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올라온 이색상품들. 디자이너 백선일.

‘요지경’ 인터넷경매, 이색·엽기상품 ‘수두룩’


인터넷 경매사이트는 ‘만물상’이다.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손쉽게 물건을 팔 수 있다보니 별의별 물건이 다 경매로 올라온다. 최근엔 자신의 정자를 팔겠다는 사람이 나오는가 하면 얼마전에는 자신을 팔겠다며 스스로를 경매물품으로 올려놓은 사례도 있다. 일부 누리꾼의 장난스런 행동이었지만, 인터넷 경매사이트엔 특이한 물품과 서비스를 팔겟다는 사례가 끊이지않고 있다.

인면어, 거북이 등껍질, 밤무대 업소조명, 4·19신문기사 모음철, 70년대 성인잡지, 벼락맞은 나무 원목, 몰카탐지기 등은 지금 당장 구입할 수 있는 ‘경매물품’들이다. 외국에 비하면 국내 경매사이트는 점잖은 편이다. 국내에도 여대생이 입었던 속옷, 정자, 노총각 등 사회적으로 ‘문제’를 부른 물품도 올라왔지만, 남편·시동생 등 주변사람에서부터 자신의 가슴·이마 등 신체의 부위도 경매 물품으로 내놓고 있는 외국에 비하면 ‘차분’한 셈이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이 인터넷 경매사이트를 이용했다는 조사가 나올 정도로 인터넷 경매사이트는 뜨겁다.

이색·엽기상품 ‘수두룩’… 인면어 4억5000만원

대표적인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http://www.auction.co.kr)에 올라온 경매물품을 보면, 기발한 상품 목록에 놀란다. 쉽게 구할 수 없는 물품들은 희소성 때문에 높은 가격으로 올라온다. 이를테면 사람을 닮은 물고기인 ‘인면어’는 즉시구매할 수 있는 가격으로 4억5000만원이나 됐다. 판매자는“인면어는 세계에서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었으나 오늘에서야 최초로 발견되었다”고 최초발견이라는 점을 한껏 강조했다. ‘인면어’만큼이나 희귀한 다른 물건도 경매물품으로 나온다. 벼락맞은 나무 원목은 즉시구매가격이 8000만원이다.

기억하기 쉬운 휴대전화 번호도 경매에 올라온다. 이 휴대전화 번호의 경매가격은 150만원선이다. 4·19혁명 신문기사 모음철은 3만3800원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밤무대 업소 조명은 5200원 바로 살 수 있다. 단 ‘18살 이상’만 이용가능하다. 이밖에도 거북이 등껍질, 옥돌남근, 만화영화 <도깨비감투>, 1976년에 나온 성인잡지인 <펀치명랑> 등은 사는 데 1만원도 안 된다. 낮은 가격은 물품이 드물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경매사이트에 올라온 각종 상품은 백만건을 넘어섰고, 하루에 거래되는 물품도 옥션에서만 30만건이나 된다.


전직 대통령 기념품도 ‘가격’이 다르다?

전직 대통령과 관련된 각종 기념품도 적지 않다.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매겨지는 가격이 다르다. 대통령 관련 기념품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기념우표다. 우표 가운데는 1300만원에 팔리는 ‘고가’도 있지만, 외국 정상 방한 기념우표는 ‘헐값’ 취급을 받는다. 우표수집상들은 “우표는 희소 가치를 따져서 가격의 차이가 많이 나는데, 초대 대통령 기념우표는 귀하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2대 3대는 흔하고, 4대 윤보선 대통령은 우표가 없고 5대 박정희 대통령 우표와 노태우 대통령 때 우표가 귀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들이 얼굴이 들어간 우표가 하나밖에 없는 데 반해 전두환 전 대통령은 30여종이 되다보니까 가격이 많이 떨어지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언론에서 대통령 기념우표가 많다고 떠드니까 조금 만들어서 귀한 편”이라고 가격이 매겨지는 원리를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5월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상고에 다닐 때 딴 부기합격증이 경매로 나와 1억원까지 올라가기도 했으나 판매자가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제있는 물품 찾기 대작전

별의별 상품들이 경매로 나오다보니 문제있는 상품도 올라오는 경우가 흔하다. 지난해 6월 국내 경매사이트에서도 여대생이 입었던 속옷을 판매한다는 게 떴다. 해당업체쪽에서는 미풍양속에 해를 끼칠 것으로 판단해 곧바로 관련 경매를 삭제했다. 또, 최근 정자를 매매하겠다고 경매물품을 올려놓은 건도 중단됐다. 인터넷경매는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개방돼 있어 문제가 일 가능성이 높다. 경매사이트들은 ‘엽기상품’을 올리는 누리꾼과 이를 찾아 막으려는 사이트 관리자의 모습은 창과 방패를 연상시킨다. 경매사이트들은 이런 상품을 막기 위해 전담팀을 두고 24시간 모니터링 활동을 벌이는 가 하면, 사이트 이용자들로부터 ‘부적합한’ 상품을 신고받고 있다.

경매사이트마다 나름대로 ‘금기상품’이 있는 데, 다음온켓은 △불법 영상물 △음반복제품 △장물 △청소년 유해상품 △초상권·지적재산권·특허권 등을 침해하는 상품 △ 주류 △담배 △총기류 △의약품 등에 대해서 규제하고 있다. 허지연 다음온켓 피알플래너는 “규제 대상의 물품이 거래될 때에는 상품철회 조처를 진행하고, 낙찰된 제품은 경매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간혹 결혼을 못한 노총각이 “신체 건강한 노총각을 판다”고 자신을 경매로 내놨을 때는 난처하기도 하다. ‘물의’로 봐야할지 ‘애교’로 봐야할지 고민스럽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도 이색경매물품 ‘화제’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외국 누리꾼들의 이색 경매물품은 외신을 통해 화제성 소식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외신에 소개된 경매물품들을 보면, 신체의 일부를 경매물품으로 내놓는 일도 흔하다. 미국 버지니아주 출신의 캣 캠프는 자신의 가슴을 지역 축제기간 동안 광고판으로 사용하라며 경매물품으로 내놓기도 했다. 미국 유타주에 사는 30살의 카리 스미스도 자신의 이마를 경매로 내놓기도 했다. 아이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서 이마를 업체의 광고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스미스의 이마는 1만달러에 낙찰됐다. 스미스는 이전에도 팔과 다리, 가슴 등 몸의 일부분이 경매에 올려져 온라인 도박업체의 광고판으로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벨기에의 한 여성은 남편을 이베이에 “4시간 32분 동안 남편을 임대한다”고 매물로 내놓기도 했다. 미국 아칸소주의 한 여성은 골칫거리 히피 시동생을 ‘히피와의 10일 여행’이란 상품으로 경매사이트에 올렸다가 640만원(6100달러)에 낙찰되는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또, 미국 콜로라도 덴버의 데브라 헤일은 자신과 자신의 집을 60만달러에 내놨다. 그동안 자신과 함께 집을 공유한 특별한 남자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헤일은 결혼사이트에 40살에서 60살 사이 진정한 자신의 반쪽을 찾아나섰다고 <비비시> 인터넷판이 전했다.

인터넷 경매사이트 ‘급성장’

인터넷 경매는 손쉽게 좋은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급성장을 거듭했다. 현재 국내에도 인터넷 경매사이트 시장도 최근 7년 사이 급성장했다. 전자상거래 성장의 한 축을 인터넷 경매사이트가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 성업중인 인터넷 경매사이트로는 옥션과 다음온켓(http://www.onket.com), 지마켓경매(www.gmarket.co.kr) 등이 있다.

지난 1998년 4월 문을 연 옥션은 지난해 전체 거래금액만 1조2000억원을 넘어섰고, 회원수만 천만명에 달한다. 옥션쪽은 “하루 평균 방문자는 130만명으로 남대문시장 하루 유동인구의 3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옥션의 올해 2분기 동안에만 1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인터넷 경매는 대동강물을 팔았던 봉이 김선달도 울고갈,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셈이다. 또, 최근에는 일반 이용자들 사이의 경매방식에서 ‘쇼핑몰’처럼 변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매사이트들은 물품을 생산하는 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장터(온라인 마켓플레이스)’ 구실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변화로 인해 경매사이트들은 ‘인터넷 쇼핑몰’과 경쟁하는 시장구조로 바뀌는 추세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이승경 기자 ya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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