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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08 14:43 수정 : 2005.11.08 19:42

자동사냥프로그램이 지나간 자리에는 늘 이런 ‘흔적’이 남아 있다. 필진네트워크 서울하늘아래님


리니지를 하다보면 제일 많이 듣는 이용자들의 불만사항은 ‘짱개’와 ‘자동’이다. ‘짱개’는 중국 이용자를, ‘자동’은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이용해 게임을 하는 이용자를 뜻한다. 일부 이용자들은 “짱개를 다 쓸어버려야 한다”느니 “자동하는 케릭을 발견하면 꼭 죽여야 한다”는 ‘응징’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왜 이용자들은 ‘짱개’와 ‘자동’을 ‘공공의 적’으로 여기는 걸까? 게임을 하면서 본 이 두 집단의 행태는 이랬다. 

중국 이용자가 왜 ‘공공의 적’일까… “짱개에게 당했다”

중국 이용자들이 많은 한국인 이용자들로부터 ‘적’ 취급을 받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다른 이용자들한테 피해를 주면서까지 게임을 하는 특징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 데에는관심이 없고 오로지 몹(게임상의 적)을 죽인 뒤 나오는 각종 아이템에만 혈안이 돼 있다. 또, 남이 사냥한 아이템을 가로채거나, 좋은 아이템 확보를 위해 다른 이용자를 죽이는 행위도 서슴치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인 이용자들한테 ‘공공의 적’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나 또한 두 번이나 중국 이용자와 안 좋은 추억이 있다. 한 번은 애써 잡은 몹(게임에서의 적)이 주는 아데나와 아이템 등 게임머니 3000~4000아덴을 중국 이용자에게 빼았겼다. 한참 사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데나와 아이템을 먹고 튀는 ‘먹튀’ 중국 이용자였다. 다른 한 번은 평소 끌고 다니는 펫(게임의 애완동물)을 공격해 싸움을 유도하는 행위다. 참지 못한 나는 그 이용자를 공격했고, 결국 난 ‘카오(다른 이용자의 캐릭터를 죽이는 행위)’가 됐다. 카오가 된 뒤, 곧바로 공격을 당해 내 캐릭터가 죽었다. 문제는 카오가 된 뒤에는 캐릭터가 죽으면 차고 있는 무기가 증발된다. 이렇게 해서 50만 아덴 상당의 ‘크로스보우(활)’을 빼앗겼다. 내 캐릭터를 죽인 중국 이용자의 한 마디 “sa la(크로스보우스를 사라는 얘기)” 말만 자꾸 반복했다.  


중국 이용자들 ‘게임’보다 ‘대박’노리고 게임 ‘몰입’

 중국인 이용자들이 게임이 몰입하는 것은 ‘현질(현금으로 게임아이템 거래)’과 무관하지 않다. 게임머니인 100만 아데나는 현재 아이템거래 사이트에서 1만8000원에서 2만4000원 사이에 거래된다. 이 돈이면 중국돈으로 최소 160위안 정도된다. 중국의 노동자 한 달 월급이 10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리니지 100만 아덴은 중국 노동자 한달 월급의 5분의 1정도에 해당된다. 중국 이용자들에게 리니지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짭짤한 수익을 주는 ‘보물창고’인 셈이다. 최근 경찰이 적발한 중국내 게임 아이템을 복제해 한국에 판 금액이 1000억원이나 됐다. 게다가 한국인의 개인신상정보를 이용해 게임에 가입하는 비율도 높다.  

자동 뜬 사냥터는 쓰레기장! 

인터넷에서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는 자동사냥 프로그램

다른 ‘공공의 적’은 자동사냥 프로그램으로 사냥하는 이용자들이다. 이들은 게임내내 말이 없다. 리니지의 특징은 머드게임으로 이용자들 사이에 대화를 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자동들은 말이 없다. 정해진 코스만 계속 반복해서 돌아다니며 사냥을 한다. 다른 사람이 잡은 몹에서 나온 아이템도 슬쩍 하기도 한다. 다른 이용자가 공격하는 몹에도 공격을 한다. 보통 일반 이용자들이라면 다른 이용자가 사냥하는 몹을 공격하면 곧바로 ‘ㅈㅅ(죄송의 표현)’이라는 말을 던지지만, 자동사냥은 이런 에티켓도 없다. 이런 캐릭터들은 공격을 받아도 한 가지 행동만 반복한다. 바로 정해진 코스에 따라 사냥하는 것이다. 이런 캐릭터들 때문에 리니지에서는 ‘자동’만을 찾아 응징하는 정의의 사도들이 활동한다. 이들은 자동을 찾아내 공격을 가한다. 보통 높은 레벨의 이용자이기 때문에 자동들은 이런 정의의 사도를 만나면 곧장 튄다. 사도가 떠난 뒤, 자동들은 또 다시 같은 사냥터로 나타나 반복된 행위를 한다. 자동들이 판치는 사냥터는 쓰레기장에 가깝다. 바닥에 온통 몹이 버린 아이템(고기, 방패, 화살)으로 넘쳐난다. 설령 몹을 잡아도, 몹이 주는 아데나를 먹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리니지 제작사인 엔시소프트쪽에 건의한다면, 사냥뒤 나오는 흔한 아이템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3~4시간 간격이라도 청소해줬으면 한다.)  

자동사냥 엔씨만 모른다

게임을 하는 이용자라면 이런 ‘자동’들은 수시로 목격된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쪽은 자동의 해악을 다소 가볍게 인식하는 것 같다. 일반 이용자들에게 자동은 게임의 재미는 물론 리니지의 관리를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엔씨소프트가 띄운 공지사항을 보면,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적발되면 계정을 압류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일반 이용자들에게도 자동사냥을 하는 이용자들을 신고해달라는 호소글까지 남겼다. 이런 노력을 보면, 엔씨소프트가 자동에 대해 단호한 입장인 것으로 보이나, 실제 게임에서는 자동이 극성부리는 것에 비하면 너무나 약한 조처다. 인터넷에서 간단한 검색만으로 자동 사냥 프로그램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노가다’게임 리니지를 ‘자동’쓰지 않고 정상적으로 게임하는 이용자들만 바보가 되는 상황이다.

(사족: 첫회 나간뒤, 주변 동료들 “회사에서 비실비실대는 이유가 있었다”라고 하던데. 폐인 아직 안됐습니다. 나중에 진짜 폐인되면 그때 얘기할께요. ^^. 지금은 한 달이 넘어 수급조절중. 그리고 Air8th_lis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지적해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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