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지난해 열린 전자통신연구원과 삼성전자의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시연회, 삼성전자가 개발한 위성디엠비 단말기 시연회, 디지털큐브의 피엠피 단말기 신제품 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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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정보통신 분야 달굴 5대 흐름 올해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위성 및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대거 등장해, 통신과 방송의 결합 추세를 가속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따라 휴대 단말기쪽의 융합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보호기본법 제정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 강화 움직임과, 인터넷전화가 기존 유선전화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꺼리다. 피시 시장의 64비트 시대가 열리고, 국산 게임과 인터넷서비스의 해외진출 활성화도 기대된다. 올해 정보통신 분야 달굴 5대 흐름 ■ 새 서비스 줄줄이 등장 =티유미디어가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DMB) 사업 허가를 받아 10일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3월에는 지상파디엠비도 허가된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벌써부터 지상파디엠비 시험서비스를 하면서 광고까지 하고 있어, 허가 즉시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빠르면 하반기부터는 디엠비 기능을 가진 휴대폰을 이용해, 이동하면서도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시속 60㎞ 속도로 달리는 차 안에서도 인터넷을 빠른 속도로 이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2.3기가 휴대인터넷) 사업도 케이티, 에스케이텔레콤, 하나로텔레콤에 허가된다.
인터넷전화도 등장한다. 인터넷전화란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음성통화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시내·시외 구분이 없어 전국 어디서 전화를 걸던 통화료가 같고, 11자리 070 전화번호를 사용한다. 이미 서너개 업체가 품질평가를 통과해 전화번호 부여를 신청한 상태이고, 4월에는 케이티와 하나로텔레콤 등 기존 통신업체들도 인터넷전화 사업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정전 때는 통화를 할 수 없는 시내전화도 선보인다. 하나로텔레콤이 ‘플러스전화’라는 이름을 달아,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요금은 기존 시내전화와 같다. 개인정보보호기본법 2월 처리 ■ 개인정보 강화 줄다리기 =‘개인정보보호 기본법’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개인정보 유출과 스팸메일 불법 발송을 정보인권 침해 행위로 간주하고, 개인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할 때는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에 대한 영향평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개인정보 보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국가인권위원회에 개인정보 감독기구 구실을 하게 한 게 ‘허수아비’논란을 일으키고 있어 국회 심의과정에서 공방이 예상된다. 시민단체들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네이스) 사태와 골목길 카메라 설치 때 국가인권위의 권고가 무시된 점을 들어, 감독기구가 허수라비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학계와 시민단체 전문가들은 “행정자치부는 개인정보 침해자이면서 처벌자, 정통부는 개인정보 이용 활성화와 보호 정책을 함께 맡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정부, 시민단체, 업계 사이의 공방과 줄다리기도 예상된다. 시민단체들은 실효성 있는 규제를 요구하고, 업계는 개인정보 이용을 너무 제한하면 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펼 것으로 보인다. 플래시 더 싸게…하드 더 작게 ■ 휴대용기기의 새바람 =올해 휴대용기기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저장장치인 플래시메모리의 가격하락과 미니형 하드디스크의 크기다. 이 둘은 엠피3플레이어와 피엠피(PMP·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 등 휴대용기기에 주로 쓰인다. 현재 플래시메모리로는 1기가바이트(GB) 정도까지, 하드디스크로는 40GB까지 개발되어 있다. 플래시메모리는 가격이 비싸고, 하드디스크는 최소형이 1인치라 소형화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올해도 삼성전자의 주도로 플래시메모리의 가격이 지난해처럼 연초의 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이고, 하드디스크도 1인치 이하 제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본업체들은 0.8인치, 삼성전자의 경우 0.85인치 제품을 개발중이다. 이렇게 되면 먼저 플래시메모리를 탑재한 엠피3플레이어 등의 가격이 내려가거나, 지난해와 같은 값이면 용량이 더욱 커지게 된다. 또 하드디스크를 탑재한 휴대전화나 캠코더 등이 좀더 늘어나게 된다. 올해 휴대용기기의 유행은 피엠피가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70만원대인 가격이 올해 중으로 30만~40만원대로 떨어지면 길에서 손바닥만한 크기의 피엠피로 동영상을 보는 모습을 쉽게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NHN·다음등 해외진출 본격화 ■ 인터넷 “세상은 넓다”=지난해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인터넷업체들의 올해 ‘화두’는 해외진출이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많은 업체들이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엔에이치엔은 김범수 대표이사가 해외사업을 지휘하며 올 한해 해외진출 성공에 무게중심을 둘 계획이다.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일본과 중국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내는 게 목표다. 다음은 라이코스의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와 다음의 커뮤니티 서비스를 결합해 미국시장 진출을 준비중이다. 올해 1인미디어 열풍을 일으켰던 싸이월드의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는 일본, 중국진출을 시작으로, 대만, 홍콩, 싱가포르를 묶는 동남아 지역과 미국 진출 계획까지 세우며 싸이월드의 글로벌 전략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게임한류’를 이끌고 있는 게임업체들은 중국, 일본을 벗어나 미국과 유럽 지역으로 시장을 넓히는 중이다. 지난해 타이에 합작법인, 영국에 지사를 설립해 동남아시아와 유럽진출의 디딤돌을 마련한 엔씨소프트는 ‘길드워’를 앞세워 본격적인 세계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해 해외부문에서만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넥슨도 여세를 몰아 새로운 게임을 중국, 일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64비트급 CPU·윈도우XP 출시 ■ 64비트 피시시대 본격 개막 =올해 개인용컴퓨터에서 가장 큰 변화는 64비트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64비트급 중앙처리장치(CPU)와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운영체제 윈도엑스피(XP) 64비트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64비트를 쓴다는 것은 컴퓨터 내부의 데이터 처리 단위인 ‘워드’(word)를 구성하는 비트가 64개가 된다는 것이다. 1비트가 0과 1의 2진수인 만큼, 64비트는 2의 64제곱과 같은 데이터 처리능력을 가진다. 이론적으로 32비트 컴퓨터보다 2의 32제곱(약 43억)만큼 많은 데이터 처리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따라서 64비트를 사용하면 컴퓨터에서 고화질의 동영상과 게임을 좀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게 된다. 인텔의 경쟁자인 에이엠디(AMD)와 엠에스의 경쟁자인 리눅스는 이미 64비트 시대를 열었다. 리눅스를 활용한 서버에서는 이미 64비트가 보편화돼 있다. 64비트 시대에 후발주자인 이른바 ‘윈-텔’ 진영의 행보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 지켜보는 것도 올해의 관심거리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이태희 최혜정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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