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접권자에도 전송권…감시·단속 촘촘해져
음악파일 올리기 등 법 고치기 전부터 불법
홈피·블로그보다 카페·웹하드가 표적 지난 16일부터 가수·연주자 등 실연자와 음반제작자에게도 전송권을 부여한 저작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네티즌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자신의 블로그에 음악이나 노래가사를 올리거나 피투피(P2P) 사이트를 통해 음악을 공유하는 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실이 ‘갑작스레’ 부각된 탓이다. 문화관광부와 저작권관련 단체 홈페이지는 네티즌들의 질문과 원망으로 가득하다. 많은 네티즌들은 이번 법 개정으로 블로그나 온라인 동호회 등에 공짜 음악파일 또는 가사를 올리거나 공유하는 행위가 불법이 됐다고 여긴다. 그러나 이런 행위는 개정안 시행 전부터 이미 불법이었다. 이번에 달라진 점은 전송권을 예전보다 폭넓게 부여한 것이다. 전송권이란 저작물을 파일 형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예전에는 음악을 만든 작곡가, 작사가 등 저작권자에게만 이런 권한이 주어졌지만, 개정안에서는 저작인접권자인 가수·연주자와 음반제작자의 권리도 인정하고 있다. 저작물에 대한 권리자가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예전보다 권리자의 감시가 강화됐음을 뜻한다. ■ 알고보니 모두 불법?=가장 큰 문제는 네티즌들이 그동안 ‘괜찮다’고 생각했던 많은 행위가 사실은 저작권법 위반이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불법행위는 △음악파일을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 △음악파일을 공유하는 행위 △음반을 산 뒤 이를 디지털 파일로 바꿔 인터넷에 올리거나 공유하는 행위 등이다. 엠피3 파일이 아닌 asf, wma, wav 등의 파일로 변환하는 것도 파일의 확장명과 상관없이 불법이다. 국내 가요 뿐 아니라 외국곡과 민요, 국악 등도 장르의 구분없이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다. 음악파일이 아닌 글귀나 싯귀, 그림, 사진 등을 다른 사이트에서 퍼온 뒤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출처를 밝히더라도 불법이다.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저작권자가 이를 이용해도 좋다는 표시를 했다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저작권 침해사실을 통보받은 뒤 자료를 삭제하더라도 법적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기존의 음악을 자신이 연주하거나 부른 뒤 그 파일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도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저작권이 있는 음악의 경우 어떤 형태의 가공을 했더라도, 저작권자 허락없이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대부분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보면 된다. 음악파일을 합법적으로 이용하려면 음악저작권자와 실연자, 음반제작자 모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다만 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저작권 위탁관리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예술실연자단체협의회, 한국음원제작자협회 등에 맡겼을 때는 이들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외국음악의 경우 국내 진출한 직배음반사 등 해당곡의 제작자 또는 음악대리 중개회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 스스로 조심해야=현재 네이버나 다음,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 등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에는 개정된 저작권법과 관련해 네티즌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을 정리한 공지사항이 올라 있다. 문화관광부(moct.go.kr)도 가장 많이 들어온 질문을 문답형식으로 정리해 홈페이지에서 안내하고 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긴장하는 네티즌들도 많지만, 당장 대대적인 단속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관광부는 계도기간을 거친 뒤 6월께 본격 단속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실제 고소·고발 권한이 있는 저작권자·저작인접권자들도 상황을 지켜본 뒤 구체적인 단속 일정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최동주 한국음악산업협회 온라인단속팀장은 “수많은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모두 단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첫번째 단속 대상은 회원수와 음악곡수가 많은 대형카페, 웹하드와 피투피 사이트 등이 중점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여유’가 있는 만큼 우선 블로그나 미니홈피, 커뮤니티에 올려진 저작권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콘텐츠는 삭제하는 것이 좋다. 링크가 걸려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저작권법 위반의 1차 책임은 게시자에게 있다. 대부분의 인터넷사이트들은 ‘게시물의 법적책임은 게시자에게 있다’는 약관을 통해 책임의 선을 명확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살길’이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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