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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07 22:11 수정 : 2009.12.07 22:11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점유율 추이

삼성 10월 출시뒤 판매 급등…하루 5천대 팔려
‘윈도 체제’ 세계 점유율 하향…경쟁력 떨어져
내년 안드로이드폰 비중 강화…전환비용 우려

옴니아2 판촉에 주력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최대한 지켜낼 것인가, 경쟁력을 잃어가는 윈도 모바일 대신 빨리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옮겨 장기전략을 꾀할 것인가. 스마트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텔레콤(SKT)의 고민이 깊다.

애플 아이폰이 출시된 지 열흘,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시작됐다. 대기수요가 많던 아이폰만이 아니라, 옴니아2도 빠르게 판매가 늘고 있다. 옴니아2는 지난 10월 출시 이후 하루 평균 600명 수준이던 가입자가 지난주에는 하루 평균 5000~7000명씩으로 급증하면서 총가입자 5만명을 넘었다. 가격 인하와 40만원대 보조금을 비롯해 광고와 마케팅이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부터 케이티(KT)의 쇼옴니아, 엘지텔레콤(LGT)의 오즈옴니아 등 3개 이동통신사를 통해 복수 공급됨에 따라, 옴니아2의 판매 상승곡선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 대 애플’ ‘국산 대 외산’이라는 경쟁구도가 만들어졌고 이용자 선택권은 넓어졌다. 장단점 비교도 화제다. 뛰어난 사용자환경, 앱스토어 생태계를 내세운 아이폰과 디엠비(DMB)와 화질, 사후서비스를 앞세운 옴니아2의 대결이다.

옴니아2의 하루 평균 가입자가 10배로 늘어난 이유에 대해 에스케이티의 한 관계자는 “한 해 2000만대의 휴대전화가 팔리는 국내 시장에서 95% 넘는 소비자는 스마트폰이 뭔지 잘 모른다”며 “아이폰 구매도 일부 마니아층 빼고는 보조금 등 가격 요인이 크고 옴니아2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유통망과 마케팅을 통해서 시장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게 국내 이동전화 시장이라는 말이다.

삼성과 에스케이는 옴니아2로 ‘선방’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전략과 관련해 드러내놓지 못하는 고민이 있다. ‘옴니아2를 어디까지 밀 것인가’이다. 운영체제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모바일이라는 점 때문이다. 두 업체는 세계적 흐름을 따라 내년 이후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을 강화할 계획인데, 엠에스 운영체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운영체제는 한번 익숙해진 뒤 다른 환경으로 옮기자면 전환비용이 높은 제품이다. 콘텐츠장터인 앱스토어와 연계되면서 이용자들의 스마트폰 플랫폼 의존도는 더 깊어졌다.


윈도 의존 옴니아2의 딜레마 ‘잘 팔려도 고민되네’
스마트폰은 운영체제가 핵심인데, 윈도 모바일의 경쟁력은 바닥권이다. 윈도 모바일의 점유율은 올 3분기 7.9%로, 1년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노키아의 심비안,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애플의 아이폰과 큰 격차를 보이는 4위다. 반면 지난해 등장한 안드로이드는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 2012년이면 노키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2012년엔 윈도 모바일이 5위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했고, 분석가들은 엠에스가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사양을 갖췄지만, 옴니아2가 아이폰과 블랙베리에 밀리는 이유는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앱스토어에 있다. 미국에서 최대이통사 버라이즌을 통해 최근 출시된 옴니아2는 전문지들로부터 ‘뛰어난 하드웨어, 끔찍한 소프트웨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윈도 모바일은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으며 오랜 파트너업체도 떠나는 제품이다.

지난해 첫 구글폰 지1(G1)을 내놓은 대만의 스마트폰 전문업체 에이치티시(HTC)는 올들어 안드로이드 집중화로 돌아섰다. 에이치티시는 그동안 윈도 모바일 기반 스마트폰 물량의 80%를 공급해온, 엠에스와 남다른 파트너십을 구축해온 회사였다. 위기에 빠진 모토롤라도 안드로이드에 사운을 걸겠다며 내놓은 드로이드를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케팅을 통해 일시적으로 국내 소비자를 윈도 모바일 환경의 스마트폰에 잡아놓는다고 해도 기업으로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삼성과 에스케이티도 최근 엠에스 의존도를 낮추기로 했다. 그동안 국외 시장에만 리모(리눅스모바일), 심비안,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운영체제의 스마트폰을 내놓던 삼성도 내년부터는 국내에도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다수 출시할 계획이다. 에스케이티도 내년에 출시할 15종의 스마트폰 단말기 가운데 12종이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정해졌고 윈도 모바일은 2~3종에 불과하다.


최남곤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시장에서 구글과 같은 개방형 플랫폼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삼성도 이통사가 선호하는 모델인 안드로이드 비중을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원도 “다양한 운영체제의 단말을 만들고 있는 삼성도 결국 안드로이드 위주로 갈 확률이 높지만, 국내에선 1~2년 동안 윈도 모바일을 밀고 있는 잠정적 상황이다”며 “독자적 운영체제를 갖추지 못한 제조업체로선 고민스런 현실”이라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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