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점유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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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0월 출시뒤 판매 급등…하루 5천대 팔려
‘윈도 체제’ 세계 점유율 하향…경쟁력 떨어져
내년 안드로이드폰 비중 강화…전환비용 우려
옴니아2 판촉에 주력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최대한 지켜낼 것인가, 경쟁력을 잃어가는 윈도 모바일 대신 빨리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옮겨 장기전략을 꾀할 것인가. 스마트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텔레콤(SKT)의 고민이 깊다.
애플 아이폰이 출시된 지 열흘,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시작됐다. 대기수요가 많던 아이폰만이 아니라, 옴니아2도 빠르게 판매가 늘고 있다. 옴니아2는 지난 10월 출시 이후 하루 평균 600명 수준이던 가입자가 지난주에는 하루 평균 5000~7000명씩으로 급증하면서 총가입자 5만명을 넘었다. 가격 인하와 40만원대 보조금을 비롯해 광고와 마케팅이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부터 케이티(KT)의 쇼옴니아, 엘지텔레콤(LGT)의 오즈옴니아 등 3개 이동통신사를 통해 복수 공급됨에 따라, 옴니아2의 판매 상승곡선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 대 애플’ ‘국산 대 외산’이라는 경쟁구도가 만들어졌고 이용자 선택권은 넓어졌다. 장단점 비교도 화제다. 뛰어난 사용자환경, 앱스토어 생태계를 내세운 아이폰과 디엠비(DMB)와 화질, 사후서비스를 앞세운 옴니아2의 대결이다.
옴니아2의 하루 평균 가입자가 10배로 늘어난 이유에 대해 에스케이티의 한 관계자는 “한 해 2000만대의 휴대전화가 팔리는 국내 시장에서 95% 넘는 소비자는 스마트폰이 뭔지 잘 모른다”며 “아이폰 구매도 일부 마니아층 빼고는 보조금 등 가격 요인이 크고 옴니아2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유통망과 마케팅을 통해서 시장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게 국내 이동전화 시장이라는 말이다.
삼성과 에스케이는 옴니아2로 ‘선방’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전략과 관련해 드러내놓지 못하는 고민이 있다. ‘옴니아2를 어디까지 밀 것인가’이다. 운영체제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모바일이라는 점 때문이다. 두 업체는 세계적 흐름을 따라 내년 이후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을 강화할 계획인데, 엠에스 운영체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운영체제는 한번 익숙해진 뒤 다른 환경으로 옮기자면 전환비용이 높은 제품이다. 콘텐츠장터인 앱스토어와 연계되면서 이용자들의 스마트폰 플랫폼 의존도는 더 깊어졌다.
윈도 의존 옴니아2의 딜레마 ‘잘 팔려도 고민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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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곤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시장에서 구글과 같은 개방형 플랫폼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삼성도 이통사가 선호하는 모델인 안드로이드 비중을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원도 “다양한 운영체제의 단말을 만들고 있는 삼성도 결국 안드로이드 위주로 갈 확률이 높지만, 국내에선 1~2년 동안 윈도 모바일을 밀고 있는 잠정적 상황이다”며 “독자적 운영체제를 갖추지 못한 제조업체로선 고민스런 현실”이라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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