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고 ‘도메인’ 떼일 뻔

소유주 사칭 양도신청…확인메일 안봐 곤욕

“전자우편 한통에 날아갈뻔한 도메인”

직장인 전아무개씨는 이달 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소유 인터넷 도메인이 전혀 모르는 미국인에게로 넘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도메인 양도에 동의한 적도 없고, 등록 비용도 꼬박꼬박 낸 그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조사해본 결과 지난 1월, 누군가 전씨를 사칭해 한국 회사에 등록돼 있던 전씨의 도메인을 미국 회사로 옮기겠다고 신청했고, 그 과정에서 소유주 이름을 바꿔놨던 것이 드러났다. 물론 이 과정에서 미국 업체와 한국 업체는 전씨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본인 동의 여부를 물었다. 그러나 전씨는 이 메일을 확인하지 않았다. 이는 자동적으로 ‘동의’로 성립된다.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의 바뀐 절차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소유자가 명확한 거부의사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기관이전 절차가 끝나도록 한 까닭이다. 전씨는 다행히도 미국업체가 신분확인에 소홀했던 점을 인정해 도메인을 되돌려받을 수 있었다.

도메인등록 업체인 ‘오늘과 내일’의 장민기 과장은 “거부의사를 밝혀야 하는 기간은 통상 10일인만큼, 도메인 등록시 제출한 전자우편 계정을 꼭 살려놓고, 도메인 상태를 ‘잠금’으로 해놔 정보변경을 제한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서수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