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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등 웹 직접 접속 환경 늘고 있지만
MS 인증프로그램 쓰는 국내선 활용 어려워
웹 표준을 무시한 채 마이크로소프트(MS)의 특정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국내 인터넷정책이 모바일 시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휴대용 멀티미디어 단말기(PMP)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모바일로 웹에 직접 접속하는 환경이 늘고 있으나, 국내에는 액티브엑스에 기반한 웹페이지들이 많아 모바일 웹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형편이다.
모바일 웹 표준 추진 모임인 ‘모바일 웹 2.0 포럼’은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모바일 오케이(OK)’ 시연회를 열었다. ‘모바일 오케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시범사업으로, 지난 3월 전자통신연구원과 이동통신사, 단말기 제조사, 주요 포털 등이 참여해 포럼을 설립한 뒤 그동안 모바일 웹 표준을 만들었다. 이날은 이 표준을 적용한 시범페이지를 선보였지만, 모바일오케이조차 현재는 전자상거래를 할 수 없는 등 이용 환경이 완전히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선 환경의 웹페이지를 모바일로 이용하는 ‘풀브라우징 인터넷’이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불편이 컸다. 화려한 꾸밈 등으로 페이지가 무거워 속도가 느리고 휴대전화와 피엠피 등 화면 크기가 다른 단말기에서는 페이지가 깨지기 일쑤였다. 이는 모바일 웹표준을 지키기 않아 생겨난 문제다.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통한 인터넷 이용이 늘어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모바일 웹표준의 관건은 액티브엑스다. 모바일 상거래가 가능해야 수익모델과 서비스가 나오기 때문이다. 모바일 환경을 대비해 정부도 시범사업으로 정했지만, 액티브엑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한 발도 나갈 수 없는 현실이다. 강석원 문화부 디지털콘텐츠산업과장은 “액티브엑스는 모바일오케이가 넘어야 할 최대고비”라며 “지식경제부 등 다른 부처와 논의를 하고 있지만, 액티브엑스 문제는 정부가 강요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엠에스의 웹브라우저 세계시장 점유율은 파이어폭스의 약진 등으로 지난달 처음으로 70% 이하로 떨어졌지만 국내는 99%로 요지부동이다. 또 빠르게 확산되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에서 엠에스의 점유율은 11%에 불과하다. 엠에스에 의존한 국내 인터넷 정책이 모바일 환경에서 고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액티브엑스를 쓰지 않는 아마존 등 외국 사이트에서는 모바일 결제에 문제가 없지만 우리나라 사이트에서는 불가능하다. 모바일 결제를 시도한 국내 업체들은 소비자에게 ‘원시적’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마켓은 지난 9월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공인인증이 필요한 신용카드를 쓸 수 없어 현대·롯데 등 비은행계 카드만 허용하고 ‘수기 결제’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공인인증은 액티브엑스를 통해서만 발급되는데, 엠에스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윈도 모바일조차 액티브엑스는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온라인서점 알라딘도 최근 모바일 주문·결제 서비스를 내놓았다. 하지만 신용카드를 쓸 수 없어 선금을 입금하고 한도 안에서 책을 구입하도록 하고 있다. 알라딘의 김성동 팀장은 “하루 30명 정도가 예치금을 입금하고 사용한다”며 “내년에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 확산되면 모바일 상거래 전망이 밝은데, 정책적으로 액티브엑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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