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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17 13:44 수정 : 2008.06.17 14:56

점유율 2위 오픈소스 브라우저, 유럽중심 확산
속도 더 빨라져…‘MS 99% 점유’ 한국 변화 촉각

오픈 소스 기반의 웹브라우저인 파이어폭스3.0 내려받기가 오는 18일(한국시각) 오전 시작된다.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파이어폭스는 이번 다운로드를 ‘24시간내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소프트웨어’ 기네스 기록에 도전하는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한다. 현재 국제적으로 130만명이 넘게 다운로드를 신청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5600여명이 내려받기를 기다리고 있다.

파이어폭스는 브라우저 시장을 지배하는 마이크로소프트(엠에스)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위협하고 있는, 점유율 2위의 브라우저다. 익스플로러보다 프로그램 크기는 작지만 핵심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실행속도가 빠른 게 장점이다. 여러 개의 창을 동시에 띄울 수 있는 탭브라우징과 광고 차단 기능은 나중에 나온 익스플로러7.0에도 채택되었다.

파이어폭스는 비영리로 운영되는 모질라재단이 개발·배포하는 대표적인 오픈 소스 프로그램이다. 모질라재단에 소속돼 일하는 전업 개발자 150명을 포함해, 소스 코드 개발에 자원한 프로그래머는 400명이 넘는다. 오픈 소스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과 수준은 다양하다. 프로그램의 핵심인 소스 코드 개발에는 전문개발자들이 상근·비상근으로 일하지만, 제품화 테스트와 오류 신고, 언어별 번역작업 등에는 광범한 참여가 이뤄진다. 50개 언어별 버전화 작업이 이뤄진 이번 파이어폭스3.0 번역에는 100여명의 자원자가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윤석찬씨를 비롯한 2명이 지난 1년간 날마다 20~30분씩 짬을 내서, 한글화 작업을 했다. 시험판을 사용하면서 ‘버그 리포팅’에 참여한 사람은 10만명에 이른다. 이를 위해 모질라재단은 ‘버그질라’ 사이트를 운영하며,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했다.

윤석찬씨는 “파이어폭스 3.0은 △속도가 더 빨라졌고 △검색 때 기존 방문목록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제목이나 태그 등을 빨리 찾아주는 지능형 주소창 기능이 도입됐고 △스파이웨어 등 악성도구를 퍼뜨린 사이트 접속을 막아준다”고 특징을 설명했다.

세계 웹브라우저 점유율.

시장조사기관인 넷어플리케이션즈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브라우저 시장에서 엠에스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74%, 파이어폭스는 18%이다. 이는 엠에스가 윈도 운영체제에 익스플로러를 탑재해 ‘반강제’ 보급에 나서서 넷스케이프를 몰락시키고 시장을 석권한 이후 가장 낮은 점유율이다. 파이어폭스가 출시된 지 3년 반 동안 익스플로러와 파이어폭스간의 격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국내 브라우저 시장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엠에스의 독점 체제다. 인터넷트렌즈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99%로 세계 1위다. 한국 다음으론 중국이 93%로 2위다. 한국모질라커뮤니티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억5천만명이 파이어폭스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국내 파이어폭스 이용자는 5만~8만명으로 추정된다.

유럽에서 파이어폭스 점유율이 29%에 이르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 익스플로러 이외의 브라우저가 맥을 못추고 있는 현실에는 한국만의 특수성이 있다. 엠에스 익스플로러를 사용하지 않으면 인터넷뱅킹·인터넷쇼핑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부분의 웹사이트가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하는 액티브엑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일부 공공기관이 특정 브라우저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사실상 강요하는 상황이 있다.

김기창 고려대 법대 교수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외롭고 고단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김 교수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하는 공인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는 금융결제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내,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공판이 진행됐다. 김 교수는“공인인증서가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하도록 한 것은 다른 웹 브라우저 사용자들을 차별하는 것”이라며 “금융결제원이 공인인증서를 제공하면서 특정 웹브라우저라는 부속상품을 강요하는, 일종의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오픈 소스 운동
일부 기업이 프로그램을 기업 비밀로 삼아 소프트웨어 산업 독점구조를 강화하는 것에 반대해, 소프트웨어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 코드를 공개하자는 국제적 운동이다. 소스 코드 공개를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소프트웨어 개선작업에 참여하고 이를 재배포할 수 있게 하자는 운동으로, 리눅스·파이어폭스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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