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애드웨어 유포 첫 적발

검찰, 일당 10명 붙잡아

인터넷상에서 특정 사이트를 시작페이지로 설정하거나 성인사이트로 이동하게 하는 악성 애드웨어를 몰래 퍼뜨린 사람들이 처음으로 붙잡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 이득홍·주임검사 구태언)는 인터넷에서 악성 애드웨어를 퍼뜨리고 수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송아무개(34)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프로그램을 개발한 지아무개(38)씨 등 8명을 불구속·약식 기소했다.

◇어떻게 유포?=이번에 적발된 악성 애드웨어는 지씨 등이 개발한 ‘adnet’ 등 3종류. 송씨 등 링크포털(돈을 낸 인터넷업체를 링크하는 방법으로 광고해주는 포털) 업자들은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이 애드웨어를 개당 5만~120만원에 사들여, 인터넷 동호회나 채팅사이트, 게임사이트 대화방이나 전자우편 등을 통해 퍼뜨렸다. 네티즌(누리꾼)들이 채팅을 하거나 게시물·배너광고를 클릭하면, ‘윈도 업데이트’ ‘멀티미디어 코덱’ 등의 이름으로 프로그램 설치창을 띄우는 방식이었다. 마치 컴퓨터에 유용한 프로그램을 깔아주는 양 누리꾼들을 속여 설치를 유도한 것이다.

무조건 클릭했다 ‘물귀신’ 성인사이트에 혼쭐

◇누리꾼들의 피해는?=설치 여부를 묻는 물음에 ‘예’를 클릭하면 악성 애드웨어가 누리꾼의 컴퓨터에 설치된다. 이렇게 ‘잠입’한 애드웨어는 배포를 주도한 업자들의 링크포탈이나 성인사이트를 시작페이지로 설정하고 성인사이트의 ‘바로가기’ 아이콘을 바탕화면에 설치한다. 아무리 시작페이지를 바꾸고 성인사이트 아이콘을 지워봐도 소용이 없다. 악성 애드웨어의 ‘위력’ 탓에 컴퓨터를 다시 켜면 살아나기 때문이다. 특히 방아무개(28·불구속기소)씨가 개발한 ‘iconrobot’이라는 애드웨어는 누리꾼이 인터넷 검색을 위해 주소창에 ‘www’라는 문자만 쳐 넣어도 성인사이트로 이동하는 팝업창이 뜨도록 설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악성 애드웨어는 컴퓨터 제어판의 ‘프로그램 추가/삭제’ 란에도 등록돼 있지 않다. 결국 유료로 작동되는 애드웨어 시스템을 이용해야만 퇴치가 가능하다. 검찰은 이러한 악성 애드웨어에 감염돼 피해를 본 누리꾼들이 수백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애드웨어 대처, 어떻게?=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청소년들이 자주 가는 인터넷사이트에도 이 프로그램을 배포해 청소년들에게 성인물을 노출시키기도 했다”며 “이번 수사는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애드웨어 제조·배포업자에 대한 단속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악성 애드웨어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려면 △잘 모르는 프로그램을 설치하겠다는 창이 뜨면 ‘예’‘아니오’ 중 어느 것도 선택하지 말고 사이트를 바로 닫고 △의심되는 광고는 클릭하지 말아야하며 △정기적으로 컴퓨터 보안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태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