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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28 11:19 수정 : 2008.01.28 11:19

IPTV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작년 12월 28일 국회를 통과한 법안이 올 해 1월 17일에 공표가 되었고 공표 후 3개월이 지나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4월18일부터 이 법이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런데 이 법안에는 여러가지 쟁점사항을 시행령이나 하위법령으로 위임해둔 조항이 많아 그 조항들에 따른 세부작업이 현재 한창이다. 법안이 효력을 발휘하는 4월18일까지 이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혼란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여러 쟁점 사항 중에 콘텐츠 업계의 관심을 가장 끌고 있는 것은 '망 동등 접근권'과 '콘텐츠 동등 접근권'이라는 다소 생소한 권리에 관한 내용이다. '망 동등 접근권'이란 일명 '망개방'으로도 불리고 있는 것으로 모든 사업자들이 망이라는 네트워크를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망개방에 많은 콘텐츠업체들이 한목소리로 그 중요성을 강조하며 합리적인 시행령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이 권리가 왜 중요할까? 그동안 휴대폰의 망을 국내에서는 SKT, KTF, LGT 세개의 회사가 장악을 하여 독과점의 형태로 운영을 하여왔다. 초기 투자자금이 워낙 큰 사업이라는 이유로 국가에서 다른 사업자의 진입을 규제하였고 이들은 지금 엄청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처럼 망을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독점하는 것은 망사업자들에게는 엄청난 권한을 부여하게 되고 이 휴대폰 망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회사들에게는 망사업자의 눈치를 봐야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런 망사업자의 폐쇄적 운영이 원천적으로 어려웠던 것이 바로 인터넷이다. 인터넷망은 처음부터 모두에게 개방이 되는 것을 전제로 정보의 공유의 장으로 발전하였고 이런 이유로 인터넷은 망을 소유하고 있는 초고속망 사업자들(KT, 하나로텔레콤, 파워콤)이 콘텐츠 사업을 하는 포털에게 인터넷의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을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 측에서는 본인들이 엄청난 투자금을 들여 만들어놓은 망에 콘텐츠사업자들이 상점을 차리고 대부분의 수익을 거둬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본인들은 단순히 망을 빌려줄 수 있을 뿐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새로운 시장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없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초기 대응의 문제점을 한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다가온 IPTV라는 기회를 헛되이 지나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인터넷의 초창기처럼 그저 망을 임대해 주고 돈을 받는 것은 큰 시장을 놓치는 일이므로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망을 폐쇄적으로 운용하여 자신들의 권한을 최대화하고자 한다. 막대한 투자금 회수라는 명분은 이를 정당화하고 있으며 초기 IPTV 산업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도 이런 망사업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기는 어려워보인다. 하지만 휴대폰의 이동통신망처럼 망이 계속해서 폐쇄적으로 운용된다면 콘텐츠 산업이 일부 망사업자에게 종속되는 결과를 만들게 되며 이런 현상은 IPTV산업의 가장 중요한 축인 콘텐츠 산업이 제대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뿌리채 말살시키는 환경을 구축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정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일까? 초기의 IPTV사업의 안정적인 정착도 장기적인 인터넷 산업의 관점에서 중요한 부분이며 콘텐츠사업자들이 자신들의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의 조성도 인터넷산업 발전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 두가지 모두들 만족시키는 방법은 IPTV를 인터넷산업의 중간역으로 판단하고 미래에 대한 비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초창기 IPTV의 어느정도 폐쇄적인 망운용은 고화질 동영상까지도 완전 개방형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즐기는 미래의 웹을 위한 중간역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며 이런 중간역을 거쳐 고화질 동영상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한 기술과 자본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궁극적인 모든 콘텐츠의 인터넷 플랫폼화라는 목표를 이루어내야 한다.

우선 IPTV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망개방의 정도를 망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합의할 필요가 있다. 초기 IPTV시장은 서비스의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측면에서 망사업자들의 주도가 어느 정도는 불가피한 부분도 있어보이지만 초기에 콘텐츠의 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망개방을 이루어내지 못하면 IPTV는 결국 그저그런 하나의 뉴미디어로 전락할 것이며 IPTV로소 이루고자하는 연관 산업의 연쇄적인 발전은 물거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이유로 망사업자들의 대의적인 양보가 필요하며 초기 IPTV에 콘텐츠사업자들이 어느정도 자율권을 가지고 시장에 참여하도록 하는 장치가 필수적이다. 또한 IPTV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것으로 보이는 5-10년이후에는 망사업자들이 완전하게 망을 개방하도록 해야한다.

이런 현실적인 이유로 망개방이라는 것이 콘텐츠업계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수준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보여지며 중간역을 튼튼하게 만드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망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가 함께 고민하여 만들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IPTV산업에 관련이 있는 모든 사업자들 모두가 윈-윈하는 모델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www.showpd.pe.kr 쇼피디 고찬수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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