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온라인 쇼핑 하지 말라구요? 교통정보·뉴스보기도 막막…
윤성태(41·방송대 4)씨는 어떤 웹사이트의 게시판을 들어갈 때 자판의 ‘탭’ 열쇠를 30번 친다. 다른 사이트는 27번, 또 다른 것은 32번…. 시각장애인인 윤씨가 부닥치고 있는 ‘세상의 벽’이다. 그는 웹서핑을 할 때 화면 속 어디에 무슨 메뉴가 있는지 모른다. 당연히 마우스는 이용할 수 없고, 탭 열쇠를 한번씩 친 뒤 일일이 메뉴의 내용 속으로 들어가봐야 한다. ‘스크린 리더’가 화면 속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줘야 그게 무슨 메뉴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윤씨는 특정 웹사이트의 자주 쓰는 메뉴를 탭 열쇠 치는 횟수로 외워둔 것이다. 탭 서른번 두들겨야 겨우 메뉴 읽어그림설명·단축열쇠만 갖춰도 쉽게 접근 일반인이라면 너무도 쉬운 인터넷 웹서핑이더라도 윤씨와 같은 시각장애인들에게 그것은 하나의 거대한 도전이다. 스크린 리더를 이용하면 화면이 보이지 않아도 소리를 듣고 화면구성과 각 메뉴의 위치 및 기능을 파악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대부분의 홈페이지의 기능 단추가 그림(이미지)으로 돼있다는 게 문제다. 그림파일만 올려놓으면 시각장애인은 그 그림이 화면 어디에 있는지, 어떤 내용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윤씨처럼 탭 열쇠 치는 횟수를 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각장애인이 겪는 불편은 홈페이지 제작자가 조금만 신경을 써도 쉽게 해결된다. 그림 메뉴의 소스 설명에 컴퓨터 언어로 ‘알트(alt)+한글 설명’을 붙여주면 스크린 리더가 그림 메뉴를 음성으로 읽어준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홈페이지를 열어 마우스 오른쪽 단추를 눌러 페이지 소스를 보면 주요 메뉴마다 ‘alt+한글설명’이 붙어 있다. 이렇게 하면 일반인한테는 변화가 없지만, 시각장애인의 스크린 리더에선 음성으로 메뉴의 내용을 알려준다. 여기에 단축열쇠 기능까지 더하면 거의 완전하다. 주요메뉴에 대해 단추열쇠를 설정해두면, 시각장애인들은 매번 메뉴 읽어주는 것을 기다리지 않아도 곧바로 특정 메뉴에 들어갈 수 있다. 방송대 시각장애인 동호회 회장이기도 한 윤씨는 “그림설명과 단축열쇠 설정이라는 두 가지만 돼있어도 90%이상의 웹사이트를 일반인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웹 접근성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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