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29 18:35
수정 : 2019.12.30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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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를 앞두고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대한상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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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제도 전체 역동성 떨어뜨려”
국회 입법 호소 과정 얘기하다 눈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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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를 앞두고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대한상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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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기득권 장벽’이 “새로운 산업 변화를 일으키는 게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고착화됐다”며 우리 경제와 관련해 “그게 제일 큰 걱정”이라고 꼽았다.
박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진행한 신년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볼 때 과연 우리나라가 다가올 미래에 선진국들과 비슷한 정도로 성장을 계속할 것이냐는 문제에서 저는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으로 굉장히 빠른 발전을 해온 궤적이 있는데 여기에서부터 시작된 기득권 제도가 그대로 와서 다 기득권의 보호를 받고 있다”며 “결국 전체적인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결과가 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타다’ 논란 관련 해법을 기자들이 묻자 “이해집단끼리 충돌로만 보고 합의해서 와라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을 우선순위 1번으로 놓고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박 회장은 “타다를 획기적 서비스라고 열광했던 수백만의 시민들, 그 업체에 종사한 사람들, 그 업체를 바라보는 미래지향적 사업가들 다 포기하는 대가로 택시업계를 살리겠다는 것은 택시업계의 어려움을 이용해 의무를 해태한다는 생각까지 든다”며 기존 택시 업계의 생계 위협 문제는 “정부가 해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기회가 더 많아지려면 새로운 일을 벌이기 쉽게 해야 하고 그러려면 법과 제도의 모든 장벽을 들어내야 한다”라며 “기득권과 우려, 국회가 잘 움직이지 않는 것 등을 사회 단체가 합심해서 다 들어올려서 새로운 기회를 많이 창출하면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데이터3법’ 등 규제 이슈와 관련해 특히 “국회가 전혀 협조를 안해주고 있다”며 “정치부터 시작해서 나라의 미래를 위해 모든 생각을 바꾼다는 데 공감대가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국회에 입법을 호소하는 과정을 이야기하다 감정이 복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 경제 상황을 ‘뜨거운 물의 개구리’라고 비유했던 박 회장은 내년에 대해선 “냄비 속 개구리는 아직도 그러고 있는데 이제는 (경제가) 어려우니까 ‘앗 뜨거, 앗 뜨거’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구조개혁이 굉장히 더디기때문에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가 2년 연속 열리지 않는 상황과 관련해 “내가 ‘경제는 경제고 정치는 정치다. 정치 이슈를 회의에 끌고 들어오지 마라’고 연기시켜 회의가 못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쪽 (상의) 회장이 신일철주금의 명예회장인데 어떻게든 징용 관련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애를 쓰길래” 거부했다고 박 회장은 설명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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