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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5 18:36 수정 : 2005.01.05 18:36

“스스로 허리띠 죄어도 나눔경영은 멈출 수 없죠”
10여곳 10%이상 증액…삼성 첫 5천억선
기업 특성 맞춰 차별화…CEO 참여 늘듯

“긴축경영 속에서도 사회공헌 지출은 계속 늘린다.”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있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경기 위축으로 인한 긴축경영, 감량경영의 한파 속에서도 올해 사회공헌 예산을 지난해보다 상당히 늘려잡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올해는 회사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사회공헌에 집중해 기업가치와 이미지를 높인다는 전략이어서, 기업 사회공헌 바람이 더욱 거셀 전망이다.

<한겨레>가 5일 사회공헌 규모가 큰 국내 11개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대부분 올해 사회공헌 예산을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릴 계획이고, 지난해보다 줄이는 기업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는 올해 사회공헌을 통해 기업 이미지 제고에 적극 나서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60억원으로 책정했다. 엘지도 올해 사회공헌 예산을 700억원으로 잡아, 지난해보다 17% 확대할 계획이다. 통신업계 맞수인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는 각각 10~15%와 3% 정도 늘릴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해보다 13% 많은 5천억원 안팎으로 정해,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사회공헌 지출 5천억원 시대’를 연다. 중견그룹으로 사회공헌에 열심인 교보생명과 씨제이도 10% 정도 관련 예산을 늘릴 방침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의 제훈호 사회공헌파트 부장은 “기업들이 경상비를 동결 또는 축소하면서도 사회공헌 예산만은 매출액이나 이익 증가율을 웃도는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면서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가 커지면서 최고경영자들이 이제는 사회공헌을 하지 않고는 기업경영을 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기업 사회공헌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은 기업별 특성에 맞게 차별화하려는 노력이 두드러지는 점이다. 삼성사회봉사단의 황정은 차장은 “나눔경영 실천을 위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외계층과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복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는 순수 사회복지 예산만 15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0% 늘렸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기업 특성을 살려 환경과 교통안전 문화 정착, 장애인 이동편의 증진 등 3대사업에, 케이티는 청각장애아 소리찾기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화는 문화·예술지원사업에, 교보는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과 같은 사회복지문제 해결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랜드는 물품지원 및 지역복지사업에, 엘지전자와 에스케이텔레콤은 임직원 자원봉사에 힘쓸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의 기업 사회공헌이 아직 몇몇 대기업에 편중되고, 기업 전반으로 본격 확산되지 못하는 것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재 국내 기업 중 사회공헌 담당 전담부서나 팀이 있는 곳은 삼성과 엘지, 에스케이, 케이티, 포스코, 유한킴벌리, 씨제이, 교보, 이랜드 등 10여곳에 그친다. 엘지전자와 케이티에프, 포스코는 지난해 전담부서가 신설됐다. 10대 그룹 중에서 한진, 두산은 아직 담당부서가 없고, 롯데는 재단에 맡겨놓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사회공헌 전담임원이 있는 곳도 삼성뿐이다. 선진국의 경우 사회공헌이 생산, 판매, 연구개발과 함께 기업의 핵심부서로 인식되면서 부회장급이나 부사장급이 전담하는 게 일반화되어 있는 것과 대조를 보인다.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일부 기업은 아직도 사회공헌 부서의 위상이 낮게 평가돼 인사 상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한 사회공헌 담당자는 “사회공헌 전담부서의 유무나 전담부서의 책임자의 직급이 무엇이냐는 최고경영자의 의지를 보여준다”며 “기업별 사회공헌의 추진력이나 전문성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올해는 최고경영자가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전면에 등장하는 일이 지난해보다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유덕종 한화 홍보팀 부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지난해 1~3 차례씩 자원봉사에 직접 참여했을 정도로, 이제는 실무자들이 사회공헌 나가자고 할 때 귀찮아 하는 최고경영자는 없어졌다”면서 “앞으로는 누가 말하기 전에 스스로 실천하는 자발적 참여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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