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22 14:18
수정 : 2019.12.23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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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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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올해 처음으로 와인이 맥주 매출 앞서
집에서 마시는 ‘홈술’·유통업계 저가 와인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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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부터 저가 상품 출시로 소비량이 점차 늘던 와인이 올해 일부 대형마트에서 맥주를 제치고 더 높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마시는 ‘홈술’ 문화 확산과 유통업계의 5천원 미만 저렴한 와인 판매가 겹치며 와인 소비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올 들어 12월19일까지 주류 매출을 결산한 결과, 와인이 처음으로 국산맥주와 수입맥주를 제치고 주류 카테고리 안에서 가장 매출 비중이 높았다고 22일 밝혔다. 올해 이마트 주류 카테고리의 와인 매출 비중은 23.3%로 국산맥주(22.2%)와 수입맥주(21.6%)를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이마트는 최근 3년 동안 맥주의 매출 비중은 줄어든 반면 와인은 꾸준히 늘었다고 밝혔다. 이마트의 설명을 보면, 국산맥주가 2017~2019년 동안 24.9%→22.6%→22.2%로 감소하고 수입맥주도 25.6%→25.0%→21.6%로 줄었지만, 와인은 17.8%→20.2%→23.3%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관세청의 통계에서도 와인 수입액은 2017년부터 전년 대비 평균 10% 넘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와인 수입액은 전년 대비 9.7% 늘어나며 처음으로 2억달러를 넘어섰고, 2018년 수입액은 2억4400억원으로 16.2% 증가했다. 반면 수입맥주는 ‘4캔 1만원’ 등의 마케팅에 힘입어 2017년 44.9%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2018년에는 17.7% 늘어나며 한풀 꺾였다.
업계에서는 홈술 문화와 중저가 와인 유통 채널이 늘어나며 와인 소비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분석한다. 지난 3월 발간된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워라밸’ 문화 확대 등으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 문화가 퍼지며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와인 소비가 증가했다”며 “신세계·롯데 등 대기업 계열 와인 수입업체에서의 대량 수입을 통한 가성비 좋은 와인이 다수 출시되면서 와인 접근성이 개선된 점 또한 소비 증가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유통업체들의 ‘와인 가격 경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여, 와인 소비는 내년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대형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이 부진하자 온라인 쇼핑으로는 살 수 없는 와인을 미끼로 활용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8월 4900원(750㎖)짜리 칠레산 와인 ‘도스코파스’를 내놨고, 최근 롯데마트도 1병(750㎖)에 4800원짜리 칠레산 ‘나투아 와인’ 2종을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편의점도 가세해, 지에스(GS)25·씨유(CU)·이마트24는 각각 와인 예약 서비스와 와인 할인 판매, 와인 구매 전용 멤버십 등을 진행하고 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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