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패키지 연계쇼핑 제품에 쇳가루·납 범벅 ”

소비자원, 패키지 전용쇼핑센터 제품 조사
“분말서 국내 기준 25.4배 넘는 쇳가루 검출
세균수 45배 깔라만시-납 263배 진주반지도”

동남아시아 등 국외여행 패키지상품에는 여행사가 지정한 전용 쇼핑센터에서의 쇼핑 일정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이곳서 판매되는 일부 식품과 공산품에서 국내 기준을 최대 25배 초과하는 쇳가루와 263배에 달하는 납이 검출돼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3일 베트남·타이·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5개국 패키지여행의 전용 쇼핑센터에서 판매되는 주요 식품과 화장품, 공산품 32개를 대상으로 안전성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10개(31.3%) 제품이 국내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 제공

먼저 베트남(하노이)·인도네시아(발리)·필리핀(세부) 지역의 쇼핑센터에서 판매하는 노니가루와 모링기 가루 등 분말 3개 제품 중 금속성 이물(쇳가루)은 국내 기준(10.0㎎/㎏)을 1.2~25.4배 초과해 검출됐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의 한 쇼핑센터에서 파는 깔라만시 원액의 세균수는 국내기준을 45배 초과했다. 필리핀(보라카이, 세부)과 인도네시아(발리)에서 확인한 진주반지 5개 중 3개 제품에서는 국내 안전기준을 246~263배 초과하는 납이나 1.8~12.4배 초과하는 니켈이 검출됐다.

품질 문제도 있었다. 라텍스 베개 5개 중 1개 제품(인도네시아)은 ‘천연라텍스 100%’ 등 문구를 내세웠지만 합성라텍스(스티렌부타디엔고무)가 21.4% 혼입돼 있었고, 타이(파타야)와 필리핀(세부)의 가죽지갑 2개 제품은 보강재로 재활용 광고지가 사용되기도 했다. 필리핀 세부의 석청(나무나 바위 틈 등에서 채집한 야생 벌꿀) 1개는 원산지 표시가 돼 있지 않았는데, 소비자원은 네팔산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주의를 당부했다. 네팔산 석청은 저혈압, 의식 소실 등을 유발하는 중독성 물질 그레이아노톡신이 검출될 수 있어 수입이 금지돼 있다.

소비자원 제공

이밖에 의학·윤리적 이유로 국내 사용이 금지된 센나(설사 유발), 통캇 알리(심혈관 질환 악화), 인태반(윤리 문제)이 포함된 센나차, 통캇알리 커피, 인태반크림 등도 판매되고 있었다.

소비자원은 ‘국외여행상품 정보제공 표준안’에 국외 쇼핑센터 이용 시 시험성적서 정보를 제공하는 근거를 마련해줄 것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요청했다. 또 국내 안전기준에 적합한 성적서를 구비한 쇼핑센터에 여행객을 안내하는 방침을 마련할 것을 한국여행업협회에 권고했다.

현소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