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17 14:02
수정 : 2019.07.17 19:38
중국 쓰촨 지방 향신료…얼얼하게 매운맛
배달의민족 등록 업소 1년새 10배 증가
간편식·냉장안주·마라과자 등 변주
매운맛을 내는 중국 향신료 ‘마라’를 활용한 음식이 일상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마라를 앞세운 식당이나 배달 음식이 급증한 데 이어, 밀키트나 간편식 단골 메뉴로도 등장하는 추세다.
씨제이(CJ)제일제당은 17일 마라 소스 ‘백설 마라탕면소스’(300g, 6680원)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출시한 베트남 쌀국수소스, 타이 팟타이소스와 함께 소스 대표 제품으로 앞세우겠다고 했다. 최근 소비자들이 마라떡볶이, 마라치킨, 마라감바스, 마라라면, 마라밀푀유 등 마라 소스를 활용한 다양한 조리법을 개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소개하는 만큼, ‘집밥족’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마라는 매운맛을 내는 중국 쓰촨 지방 향신료다. 특유의 향 때문에 2~3년 전만 해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이나 중국음식전문점에서 어렵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최근 1년새 급속히 대중화됐다. 배달의민족 집계로, 지난달 기준 마라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배가량 늘었다. 중국 여행객이 늘고, 각종 먹방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국적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풀이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매운맛 제품은 꾸준히 인기인데, 마라는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운맛이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새롭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했다.
외식·배달업계에서 시작했지만, 확산세가 빠르다. 매운맛 열풍 경쟁을 벌여온 라면업계도 마라를 입힌 제품을 내놨다. 삼양식품도 ‘마라탕면’과 ‘마라볶음면’을 내놓았고, 풀무원이 이달초 한화이글스와 협업해 내놓은 ‘포기하지 마라탕면’ 한정판 세트는 11번가에서 출시 100분 만에 1천세트가 완판됐다. ‘도리토스 마라맛’(롯데제과), ‘빠새 마라’(해태제과) 등 과자나 ‘굽네 마라 볼케이노’(굽네치킨) 등 마라맛 치킨도 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라는 소스 형태라 과자, 라면, 치킨, 피자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편의점업계 등 관련 업계도 올초부터 일찌감치 마라 열풍에 올라탔다. 편의점 씨유(CU)는 지난 3월 마라탕면, 마라볶음면에 이어 ‘눙물(눈물)을 참지마라’, ‘매워도 포기마라’ 등 ‘마라’ 표기를 활용한 마라만두, 마라김밥, 마라족발, 마라새우 등을 선보였다. 마라족발 상품은 출시 첫달 대비 7월 매출이 48% 올라 냉장안주류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 5월 도시락, 치킨 등 마라를 활용한 간편식을 선보였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소비경향을 빠르게 포착해 자체 브랜드나 기획 상품 비중을 늘리려는 편의점업계 필요가 마라음식 유행에 맞아떨어졌다”며 “최근 유통업체들이 상품 경쟁력 확보차 일찌감치 대응하면서 유행 확산 속도도 빨라진 측면이 있다”고 했다.
다만 외식업계에서 마라 유행이 얼마나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가맹점 평균 계약 기간이 1~2년인 점을 고려할 때, 음식 유행이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려면 3~4년 정도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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