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04 16:11
수정 : 2019.06.04 16:24
소비자원, 네이버쇼핑서 ‘살구씨’, ‘행인’ 검색
12개 39개 제품 살구씨 원료 식품으로 판매
“항암 불분명… 다량 노출시 구토, 간 손상 가능”
항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살구씨를 원료로 한 제품이 온라인에서 다량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네이버 쇼핑에서 ‘살구씨’, ‘행인’ 등으로 검색한 결과 12개 품목 39개 제품이 살구씨 식품으로 판매되고 있었다고 4일 밝혔다. 통씨 형태가 15개(38.5%)로 가장 많았고, 캡슐(5개·12.8%), 두부(4개·10.3%), 건조씨(3개·7.7%), 푸딩(3개·7.7%) 등 순서였다. 이 가운데 12개 품목 38개 제품은 모두 국외직구 형태로 판매되고 있었는데, 소비자원 확인 결과 모두 구입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살구씨에 다량 노출되면 구토나 간 손상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이를 원료로 한 식품 판매는 금지된다. 살구씨에 들어 있는 아미그달린은 효소에 의해 독성성분인 시안화수소로 분해되는데, 과다 섭취 땐 구토, 간 손상, 혼수 및 사망까지 야기할 수 있다. 살구씨가 항암효과가 있다는 입소문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고 소비자원은 강조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와 오스트레일리아 암연구소는 아미그달린 성분이 암 치료에 효과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항암효과를 둔 국내연구 결과는 엇갈리는 상태다. 소비자원은 “항암 효과가 없고 중독사고 등 부작용을 지적하는 연구 결과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식품 사용 금지 원료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암 치료 정보 등을 공유하는 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아미그달린 주사제를 직접 투여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일반인이 의약품을 직접 투여하는 것은 의료법에 의해 금지된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업체에 자발적 회수, 폐기, 판매 중지 등을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세청, 보건복지부 등에는 살구씨 관련 식품이나 주사제 유통·통관 금지 및 관리·감독 강화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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