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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0.10 11:39 수정 : 2018.10.10 14:06

한국소비자원, ‘2018 소비자역량지수’ 발표
소비자 권리 등 담긴 소비자시민역량 ‘꼴찌’
60살 이상은 정보능력, 20대는 재무능력 약해
“정보 활용 및 소비자권리 교육 필요” 지적

한국의 소비자들이 여전히 정당한 소비자권리 주장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에 과도한 요구를 하는 ‘블랙컨슈머’가 문제라는 기업들의 주장과 반대되는 결과가 나온 셈이어서 소비자권리 주장도 양극화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이 10일 발표한 ‘2018 소비자역량지수’를 보면, 전체 점수는 지난 조사(2014년)보다 1.5점 올랐으나, 소비자권리 의식·주장 등이 담긴 ‘소비자시민역량지수’는 1.4점 하락한 64.4점으로 나왔다.

소비자역량지수는 체계적 재무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소비자재무역량’, 합리적 구매 능력을 나타내는 ‘소비자거래역량’과 ‘소비자시민역량’ 등 세 부문(각 100점)으로 나눠 평가하는데, 이번 조사서 소비자시민역량 부분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2010년 첫 조사 뒤 소비자시민역량 부문이 꼴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비자재무역량(65.7점)과 소비자거래역량(66.0점)은 지난번 조사보다 올랐다.

소비자역량지수 변화 추이. 한국소비자원 제공(※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3개 평가 부문을 세분화했을 때, 소비자시민역량의 ‘소비자권리 주장’(62.9점) 항목은 소비자거래역량의 정보이해·활용(62.5점)과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풀어 말하면, 소비자 역량을 평가하는 여러 기준 가운데 상품 정보의 이해 능력과 정당한 소비자권리 주장 능력이 가장 떨어진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을 집단으로 나눠보면, 60살 이상 고령층, 월 소득 15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 고졸 이하 집단에서 소비자역량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0~40대 소비자역량지수가 68.4점으로 가장 높았던 반면, 60살 이상은 60.4점으로 가장 낮았다. 60살 이상의 경우 모든 부문의 점수가 낮았다. 특히 소비자거래역량은 58.5점에 불과해 평균보다 7.5점 낮았는데, 인터넷 등 새로운 정보 플랫폼으로 상품 등의 정보를 얻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20대의 경우 소비자재무역량(62.5점)이 오히려 60살 이상(63.4점)보다 낮았다. 취업난으로 인해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소득 수준으로 보면, 월소득 150만원 미만 저소득층의 소비자역량지수가 59.6점으로 가장 낮고, 월 소득 300만원 이상 집단의 소비자역량지수(66.9점)는 평균(65.5점)보다 높았다. 사회 양극화가 반영된 결과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시장의 급속한 변화로 인해 소비자역량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보 이해·활용 능력과 소비자권리 인식 제고에 대한 적극적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7월9일부터 8월8일까지 전국 20살 이상 성인 남·여 2천명을 대상으로 1대1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은 ±2.19%p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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