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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23 11:38 수정 : 2018.08.24 19:50

그래픽_김지야

개장 한달 “객실점유 30%선”
업계 “평일엔 10%미만이란 말”
같은달 개장 앰배서더동대문은
“평일 70%, 주말엔 만실”

미니 36만원, 주력객실 48만원
서울 도심속 ‘작지만 고급’ 표방
웨스틴조선 디럭스보다 비싸
맛집블로거 출신에 총지배인 맡겼다가
부랴부랴 호텔전문 부지배인 발령

그래픽_김지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신사업으로 야심 차게 추진해 지난달 19일 개장한 ‘레스케이프’ 호텔이 문을 연 지 한달이 지났지만, 객실점유율(OCC)이 30%선에 머무는 등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어 시장 안착에 실패한 거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23일 호텔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여름 성수기(7월 말~8월 초) 때 레스케이프 호텔의 객실점유율은 30%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레스케이프 호텔 운영사인 신세계조선호텔 쪽은 “최근 성수기 때 객실점유율이 30%대”라고 밝혔지만, 더 낮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성수기 때 객실점유율이 30%라는 것은 평일에는 10% 미만이라는 의미”라며 “문을 연 지 얼마 안 된 호텔이 이 정도면 시장 안착에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레스케이프 호텔 객실 내부 모습. 레스케이프 호텔 제공
이날 숙박 예약 서비스인 야놀자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호텔 예약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14배 급증했다. 거래액 기준으로는 2.89배 늘었고, 예약비중은 서울이 26.4%로 가장 높았다. 이런 호황이 레스케이프만 비껴간 것이다. 지난달 초 레스케이프와 비슷하게 문을 연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확연하다.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관계자는 “개장 이후 평일에는 70% 선, 주말에는 사실상 만실이었다”며 “더위 덕에 호캉스를 즐기러 온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레스케이프 호텔은 본격 부티크 호텔(규모는 작지만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호텔)을 표방하고 있는데, 이런 전략이 사실상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은 셈이다.

호텔 업계는 ‘실패’의 원인을 전반적인 마케팅 전략 부재에서 찾는다. 우선 서울 남대문시장 옆이라는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작은 호텔로는 객실 단가가 너무 높다는 점이 거론된다. 가장 작은 27.2㎡(8.3평) 크기 ‘미니 객실’의 하루 숙박료가 36만8천원(이하 부가세 별도)에 달한다. 전체 객실수 204개 가운데 64개를 차지하는 주력 객실인 ‘아뜰리에 룸’은 48만원이다. 웨스틴조선서울의 비지니스 디럭스룸(44만원)보다도 비싸다. 한 호텔 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너무 높게 잡았다. 그 가격이면 다른 선택지가 너무 많다”며 “정 부회장의 소비자로서의 안목은 인정하지만, 호텔 경영은 다른 차원”이라고 꼬집었다. 레스케이프는 개장을 앞두고 유명 맛집 블로거 출신인 김범수씨를 총지배인(상무)으로 발령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룹 안에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내부 관계자는 “(레스케이프가) 잘 안되는 게 맞다. 미래를 보고 하는 사업이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실적이 안 좋자, 최근 신세계조선호텔은 웨스틴조선호텔 출신의 호텔전문 경영인을 레스케이프 부지배인으로 발령냈다. 실적이 저조하자 응급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레스케이프 관계자는 “식음료(F&B)매장은 거의 만석일 정도로 잘 되고 있다. 이들을 객실로 유인할 방법을 찾고 있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세계 그룹 관계자도 “외국계 체인이 아닌 신세계 첫 독자 브랜드 호텔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둬야 한다”며 “객실 가격을 낮추는 것보다 제대로 된 브랜드 가치를 찾아 나가는 게 우선이다. 현재 객실 점유율도 점점 상승하고 있다” 설명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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