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이마트·홈플러스 등 각각 7~12개 안팎 계획
투자 늘리고 외국업체 합작·지방업체 인수 나서 소비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초부터 대형 유통업체들이 할인점과 슈퍼마켓 등의 신규점 개설과 합병을 통해 덩치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기존 백화점 영역까지 파고들며 유통업계의 주류로 등장하고 있는 할인점은 올해도 12년 연속 두자릿수 성장을 내다보고 있어, 업체들의 집중적인 투자 대상이 되고 있다. 2005년 점포 확장 경쟁의 첫 테이프를 끊은 곳은 롯데마트이다. 롯데마트는 11일 경기도 양주점 개점을 시작으로 올해 점포 8~10개를 새로 문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25개 점포의 한화스토어를 인수해 점포 수를 41개로 늘린 롯데수퍼는 올해 15개 점포를 추가하기로 했다. 할인점업계 1위인 신세계 이마트는 이달 중 양재점을 시작으로 중국 2개를 포함해 10~12개의 점포를 새로 열기로 했다. 신세계는 상반기에는 백화점 죽전역사점을, 하반기에는 부산 센텀시티 복합쇼핑몰을 착공한다. 신세계는 올해 이런 사업들에 지난해보다 2천억원 증가한 1조원을 투자한다. 또 미국의 명품 할인업체인 첼시와 합작해 교외형 명품매장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3개 점포를 설치한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올해는 31일 남대구점을 시작으로 7개 점포를 문열기로 했고, 지에스(GS)리테일(옛 엘지유통)은 올해 슈퍼마켓 신규점 10개를 문열어 지난해보다 900억원 증가한 76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세계유통연구소는 올해 유통업계는 백화점 신규점포 개설은 없는 가운데, 고성장 기조를 이어가는 할인점이 지난해(18개)보다 11개 많은 29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업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유통업체 등에 대한 인수·합병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충북 제천시에 있는 할인점 홈마트 2개점을 인수했고, 삼성테스코는 부산·경남지역에 12개 점포를 가진 할인점 아람마트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또 지난해 뉴코아를 인수해 유통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랜드그룹의 이랜드월드는 세이브존아이앤시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유통연구소는 할인점 시장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2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할인점 점포 수도 약 30곳이 늘어 300곳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부진 속에서도 할인점과 대형 슈퍼마켓 등은 주변 상권을 장악하며 성장을 지속하는 추세”라며 “이 때문에 대형 유통업체들이 투자의 상당 부분을 할인점 등에 쏟아부으며 상권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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