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솔 위로 올라가는 연기는 맛난 사진의 기본이다. 사진 제공 스튜디오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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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사진] 따끈한 국
온도 낮추고 배경은 어둡게…역광도 필요
사냥꾼처럼 찰칵…히터나 가습기 쓰기도
미역국, 전골, 우동, 라면, 커피, 설렁탕, 홍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물이 들어간다는 점? 힌트는 '콜라, 사이다와는 공통점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물은 아니다. 콜라, 사이다는 청량음료이고 커피, 홍차 등은 끓여먹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답이 좀더 분명해진다. 새하얀 천사의 날개 같은 따끈한 김이 나는 것들이라는 점이다.
따스한 요리에서 김이 나지 않으면, 즉 식어버린 요리는 맛이 없어 보인다. 맛있는 따스한 요리라면 탁하지 않은 맑은 김이 나야 마땅하다.
촬영 전에는 분명히 보였는데 사진에는 ‘귀신 곡하게…’
하지만 분명히 내 눈에 훤하게 보였던 연기가 사진 안에서는 사라지고 없는 경우가 많다. 몇 시간씩 셔터를 누른 보람도 없이 실망감이 자작자작 혈관 사이로 번진다.
연기를 만드는데 다리미만한 것이 없다. 사진 제공 스튜디오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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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우동 같은 경우, 조금 작은 그릇에 삶은 우동을 담는 것이 우동의 면을 더 자세히 세밀하게 보여줄 수 있다. 국물은 너무 흥건하지 않게 우동의 면이 살짝 잠길 정도가 좋다. 약국에서 주사기 사려다 마약꾼으로 오해 받기도 자, 이제 하늘하늘 유혹하는 선녀의 옷자락 같은 가늘고 섬세한 하얀 연기를 만들 차례다. 요리사진도 자연스러운 것을 살려주는 것이 가장 좋다. 실제 끓이고 올라가는 연기를 카메라에 담으면 좋겠지만 시간의 제약, 일정한 모양이 유지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사진가들은 인공연기를 만든다. 인공연기를 만드는 방법 중에 가장 간단하고 많이 사용되는 것이 다리미이다. 촬영 직전 요리 위에 다리미를 놓았다가 셔터를 누르기 전에 뺀다. 수증기가 쉭쉭 솟는 다리미의 연기는 눈으로 즐기는 맛난 향이 느껴진다. 다리미가 귀찮으면 끓는 물을 셔터를 누르기 전에 살짝살짝 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작은 히터도 좋은 기구다. 온도를 높여서 국 안에 히터를 넣고 바로 끓인다. 높은 온도 때문에 국이 끓고 연기가 피어오른다.
난로 위에 따스한 밥을 표현한 사진. 사진 제공 스튜디오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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