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13 16:43
수정 : 2008.05.1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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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특수효과를 이용한 맥주사진. 투명도가 높아 시원한 느낌이 든다. 사진 416스튜디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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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사진] 음료 찍는 법
맥주 우윳빛 거품은 소금으로 눈맛 좋게
식용염료 몇방울 타면 원색 더욱 살아나
벌써 여름이 코앞에 다가왔다. 반소매 옷을 입고도 덥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아이들은 분수대로 달려가고, 거리의 간판에는 청량음료 광고들이 부쩍 늘었다.
요즘 각종 광고에 등장하는 음료수 사진은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을 준다. 그 사진을 흉내 내서 몇 컷 찍어보지만 영 시원찮다. 시원한 음료사진을 만들어내는 몇 가지 요령을 알아보자. 이 정도만 터득해도 전문사진가만큼은 못하지만 시원한 음료사진으로 내 블로그를 채울 수 있다.
맥주 같은 술이나 음료는 액체다. 액체는 빛을 쉽게 투과한다. 그 빛과 반사판을 잘 활용하면 좋은 사진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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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판을 이용한 음료 촬영 과정.(1,2,3 순서) 조명앞에 찍은 음료를 둔다. 사진가는 조명옆에서 촬영을 한다. 밝은 빛이 들어오는 창이 조명을 대신할 수 있다. 이해를 높이기 위해 보여주기 편한 위치로 촬영했다.(1번 사진) 반사율이 높은 종이를 병모양으로 자른다.(2번 사진) 병모양으로 자른 반사판을 병 뒤에 붙인다.(3번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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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거리 사진의 첫 단추는 음료 앞에서 비추는 빛이다. 먼저 인공 빛을 만들거나 빛이 들어오는 곳에 음료를 둔다. 그 병 뒤에 병 모양을 딴 하얀 색 반사판(빳빳한 흰색 종이면 된다)을 만들어, 카메라 프레임에 보이지 않게 병에 붙인다. 이렇게 해 놓고 사진을 찍어보자. 반사판 효과로 음료가 투명하게 찍혀 시원한 느낌을 가져다준다.
빛을 흡수하는 까만 종이 가운데를 병 모양으로 파고 병을 그 앞에 세운 뒤 그 뒤에서 강한 조명을 비춘 상태에서 찍는 방법도 있다. 전문가들이 주로 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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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판을 붙이고 찍은 음료(왼쪽)와 반사판이 없이 촬영한 음료(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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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색의 음료의 경우에는 '푸드 컬러스'(Food Colors)나 '옐로 푸드컬러'(Yellow Food Color) 같은 식용염료 몇 방울을 타면 그 음료 색이 더욱 살아난다. 식용염료는 예전에는 구하기 힘들었지만 요즘에는 수입품 식재료를 파는 코너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 천연염료를 쓸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시금치를 삶아 즙을 내면 녹색을 얻을 수 있다.
물방울, 거품, 얼음과 같은 소품들은 청량한 느낌을 살리는 데 좋은 재료이다. 어렵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막상 방법을 알고 나면 아주 손쉽다. 이른 아침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동글동글한 물방울은 글리세린(Glycerin, 끈기가 있는 투명한 액체)을 사용한다. 글리세린과 물을 1:1 혹은 1:2 로 타서 병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뿌리면 자연스럽게 물방울이 생긴다. 글리세린은 일반 약국에서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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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특수효과를 살리는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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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위에 뽀얀 우윳빛 거품이 일고 있는 맥주 사진은 어떻게 찍을까? 언뜻 아주 어렵게 생각되지만 사실은 딱 한 가지 양념만 있으면 만들어낼 수 있다. 부엌에 가면 금방 구할 수 있는 것, 모든 요리에 반드시 필요한 것, 바로 소금이다.
먼저 맥주를 적당량 컵에 붓는다. 그런 다음 거품이 잦아들면 소금을 뿌려 넣는다. 소금이 서서히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오면서 거품이 생기기 시작한다. 소금 양이 많으면 거품이 넘치므로 적절하게 조절한다. 소금은 탄산음료나 샴페인 등 발포성 음료를 촬영하는 데 요긴하게 쓰인다.
얼음은 자연 얼음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촬영시간이 길어지면 녹는다는 단점이 있다. 더구나 얼음 안에 기포가 있을 경우 보기에 흉하다. 물을 한 번 끓인 다음 식힌 뒤 얼리면 기포가 사라진 얼음을 구할 수가 있다.
인조얼음을 구해서 사용하는 이도 있다. 아크릴(Acylic, 플라스틱 일종), 크리스털(수정, 결정형이 뚜렷한 석영) 등의 재료로 만들어졌는데 한 알에 1만원에서 비싸게는 4만~5만원도 한다. 충무로 등의 카메라 장비를 파는 곳에 가면 살 수 있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작품사진 416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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