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9.25 18:17 수정 : 2019.09.25 21:22

2년여만에 3집 <항해>로 돌아온 ‘악뮤’ 이찬혁과 이수현.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3집 ‘항해’로 2년2개월 만에 컴백

‘악동뮤지션’에서 줄임말 ‘악뮤’로 ‘개명’
오빠 이찬혁 해병대 복무 시기 짬짬이 쓴
이별, 자유, 환경 이야기 노래와 소설로

2년여만에 3집 <항해>로 돌아온 ‘악뮤’ 이찬혁과 이수현.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악뮤(악동뮤지션)가 2년 만에 돌아왔다. 기다린 시간만큼 더 깊어지고 더 성숙해졌다.

악뮤는 25일 3집 <항해>를 발표했다. 2017년 7월 발표한 싱글음반 <서머 에피소드> 이후 꼭 2년2개월 만이다. 그동안 오빠 이찬혁은 해병대에서 군복무를 마쳤고, 동생 이수현은 혼자 예능 방송 출연, 라디오 디제이 활동 등을 해왔다.

이찬혁·수현 남매 듀오는 10대에 에스비에스 오디션 프로그램 <케이팝스타 2>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간 이들은 2014년 1집 <플레이>, 2017년 2집 <사춘기>를 발표하며 자신들의 또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번에 발표한 <항해>는 또 한차례 성장한 모습을 담아냈다. 한자 ‘아이 동’이 들어간 악동뮤지션 대신 줄임말 ‘악뮤’로 공식 이름을 바꾼 것도 더는 소년소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서다.

악뮤는 이날 서울 강남구 씨지브이 청담씨네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앨범에 대해 설명했다. <항해>는 ‘떠나다’라는 열쇳말로 ‘이별’의 테마를 다뤘다.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진중하고 처연한 이별 노래다. 이찬혁은 2017년 이 곡을 처음 써서 어느 페스티벌 무대에서 공개한 뒤 군대에 있을 때 다듬었다.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멜로디와 “이후에 우리 바다처럼 깊은 사랑이 다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이별일 텐데”처럼 시적인 가사가 묵직한 감동을 전한다.

나머지 노래들은 군복무 시절 만들었다. 이찬혁은 “한달 동안 배를 탔는데, 그때 대부분의 곡을 썼다. 수첩과 볼펜만 가지고 녹음기도 없어서 멜로디를 달달 외우면서 작업했다”고 말했다. 배에서 만들어선지 <항해>라는 이름 아래 ‘뱃노래’ ‘물 만난 물고기’ ‘고래’ 등 바다와 관련된 제목의 노래가 많다. 이찬혁은 “이번 앨범에서 자유와 환경처럼 기존 가요에선 많이 쓰지 않는 소재를 다뤘다”며 “사회와 대중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 자연스럽게 이별 이야기도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 색깔은 온전히 이찬혁이 이끌었다. 이찬혁은 “수현이의 발랄한 면모가 악뮤와 잘 어울려서 전에는 제가 따라가고 타협하면서 앨범을 만들었다면, 이번만큼은 제가 표현하고 싶은 걸 온전히 표현했다. 수현이가 잘 따라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수현은 “저는 혼자 있는 동안에도 음악적 갈증을 풀었지만, 오빠는 그런 게 전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오빠에게 맞춰주었다. 맞춰가다 보니 그게 또 제 것이 되더라”며 웃었다.

이수현 “서로의 재능에 대한 침범중, 각자 정체성 담은 솔로 앨범 계획도”
찬혁 “동생 위문 편지로 한층 성숙, 우리가 만들고 있는 건 성장형 앨범”

떨어진 기간은 남매가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오빠 없이 겁 없이 솔로 앨범을 해보겠다고 했다가 너무 힘들었어요. 오빠가 노래를 정말 잘 쓰는구나, 내가 방에서 게임하고 노는 동안 오빠는 곡을 정리하고 편곡자와 대화하고 그랬구나, 깨닫고 미안한 마음이 커졌어요. 그래서 손글씨로 사죄의 편지를 써서 오빠에게 보냈어요.”(이수현) “남매라는 게 서로 인정해주기 힘든 그런 관계거든요. 그런데 수현이가 편지로 자신의 어려움을 고백하고 인정해줘서 참 고마웠어요. 이후 수현이를 아티스트로 더 존중해주는 계기가 됐죠.”(이찬혁) “세상에 어디 이런 남매가 또 있을까요. 이런 과정은 부부들이 겪는 건데 저희가 그걸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이수현)

이찬혁은 앨범과 함께 첫 소설 <물 만난 물고기>도 내놓았다. “군대에서 밤 10시 소등 이후 자정까지 연등이라고 해서 자기계발 시간이 주어지는데, 남들이 보통 자는 동안 소설을 썼다”며 “소설의 소제목을 앨범 수록곡 제목으로 구성했는데, 둘이 딱 맞아떨어지진 않지만 함께 감상하면 서로 상상력을 북돋는 구실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현은 “오늘 소설을 다 읽었는데 울컥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몰입했다. 앨범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소설을 읽고 나서 노래를 들으니 소설 속 장면이 연상되더라”고 감상기를 전했다.

이수현은 혼자 있는 동안 솔로 앨범을 해보려다가 세번을 엎었다고 했다. “여전히 솔로 앨범 계획을 하고 있어요. 오빠도 그렇고요. 우리 남매가 커가면서 서로 성향과 음악적 취향이 계속 달라져가고 있어서 각자의 정체성을 담은 솔로 앨범이 준비되면 바로 선보이는 게 저희 목표예요. 악뮤는 우리 둘의 중간 지점이 될 거고요.”

이수현은 작사·작곡·프로듀싱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오빠는 작사·작곡에 재능이 있고 저는 노래에 재능이 있어 조화롭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제는 서로 영역을 침범하려고 해요. 그런데 작사·작곡은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나만의 확고한 세계관이 있어야 가사를 쓸 수 있기 때문에 성장하기 전에 함부로 내놓진 않으려 해요. 언젠가 악뮤 앨범에 이찬혁·이수현 공동 프로듀싱으로 올라가는 게 목표예요.”

이찬혁은 벌써부터 다음 앨범에 대한 목표를 밝혔다. “우린 성장형 앨범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다음 앨범에 들어갈 노래를 만들 수 있도록 진화하는 게 이번 앨범의 목표예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