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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20 14:51 수정 : 2019.09.20 19:33

20일 오전 서울 조선호텔에서 1905년 고종황제의 오찬상 음식 재현 보고회가 열렸다. 이 호텔 조리팀의 이미영 대리가 키위 모양의 돌배를 가리키면서 옛 궁중 음식을 설명하고 있다.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재현 보고회

국빈에게 대접한 오찬 실물로 만들어
뉴욕 도서관에서 1905년 황실 식단 찾아

20일 오전 서울 조선호텔에서 1905년 고종황제의 오찬상 음식 재현 보고회가 열렸다. 이 호텔 조리팀의 이미영 대리가 키위 모양의 돌배를 가리키면서 옛 궁중 음식을 설명하고 있다.
1905년 9월20일 대한제국 고종황제가 덕수궁에서 외국 귀빈에게 대접한 오찬 음식들이 114년 만에 다시 만들어져 취재진 앞에 나왔다. 20일 오전 조선호텔에서 언론에 공개된 고종 황제의 오찬 음식들은 골동면(비빔국수), 열구자탕(신선로에 고기·해산물·채소를 넣고 끓인 탕), 수어증(숭어살, 소고기 찜), 편육, 생선전, 전복초, 화양적(꼬치구이), 약밥 등 모두 한식 차림이었다.

이 오찬상은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서울 덕수궁 대한제국역사관 1층 전시실에서 여는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21일부터 11월24일까지)을 맞아 조선호텔 조리팀과 협업해 재현했다. 문화재청 쪽은 고종 황제가 1905년 9월20일 덕수궁 중명전에서 당시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 등 미국의 아시아 순방단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먹은 음식들을 고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궁능유적본부 쪽은 앞서 1905년 9월 고종황제의 오찬 당시 대한제국 황실이 제공한 식단표를 최근 미국 뉴욕 공공도서관에서 찾아내, 이를 바탕으로 20가지 메뉴의 음식들을 조리했다고 설명했다.

고종황제가 1905년 5월 앨리스 루스벨트 등 미국 아시아순방 단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먹었던 음식들을 재현한 모습. 신선로 용기에 들어간 열구자탕과 골동면(비빔국수), 편육, 수어증(숭어찜) 등이 보인다. 문화재청 제공
식단표의 음식들은 모두 궁중한식으로 확인됐다. 대한제국 황실이 공식 연회 등에서 외국인에게 서양식 코스 요리를 대접했다고 추정해온 통설을 뒤집는 내용이다. 궁능본부 쪽은 “식단표 뒷면에 당시 오찬이 황제가 여성과 처음 식사한 자리였다는 내용도 적혀있다”면서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며 내걸었던 구본신참(舊本新參:전통을 바탕으로 새 문물을 선별해 받아들이는 것)의 원칙을 짐작하게 하는 상차림”이라고 했다.

공개된 오찬 음식들은 전시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에서도 소개될 예정이다. 전시에는 고종 생일상 음식을 기록한 발기(發記)와 황실 연회 초청장, 앨리스 루스벨트가 고종한테서 받은 사진과 고종과의 오찬 때 조선 음식을 먹었다는 내용이 담긴 회고록, 왕실문양인 배꽃(이화)무늬 그릇 등이 출품되며, 황실 음식 조리 과정을 찍은 영상도 틀어준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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