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10 18:43
수정 : 2019.09.1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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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새 미니앨범 <투 파이브>로 돌아온 볼빨간사춘기의 우지윤(왼쪽)과 안지영. 쇼파르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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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홀릭’ 등 5개 신곡 선보여
‘챕터2’ 여는 다섯가지 이야기 뜻
“25살은 풋풋하지도 성숙하지도 않은 나이
뭔가 재밌고 뭔가 새로운 것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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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새 미니앨범 <투 파이브>로 돌아온 볼빨간사춘기의 우지윤(왼쪽)과 안지영. 쇼파르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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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은 제일 모르겠는 나이 같아요. 20대 초반의 풋풋함도 아니고 20대 후반의 성숙함도 아닌 애매한 나이죠. 친구들을 보면 대학을 갓 졸업하고 취업 준비로 정신없고요, 우리도 뭔가 변화해야 할 시기인 것 같고요.”
듀오 볼빨간사춘기의 멤버 안지영(보컬)이 말했다. 그는 올해 세는나이로 25살이 됐다. 20살이던 2014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케이 6>에 친구들과 결성한 4인조 밴드 ‘경북 영주 시골밴드 볼빨간사춘기’로 출연해 처음 이름을 알린 뒤로 어느덧 5년이 흘렀다. 2016년 친구 우지윤(기타·서브보컬)과 둘이서 볼빨간사춘기로 데뷔한 이후 ‘우주를 줄게’ ‘여행’ ‘나만, 봄’ 등 음원차트 1위 곡을 줄줄이 내며 ‘음원 절대강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볼빨간사춘기가 10일 새 미니앨범 <투 파이브>로 돌아왔다. 이들은 이날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타이틀곡 ‘워커홀릭’과 수록곡 ‘25’ 무대를 선보였다. 기존의 어쿠스틱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음악 스타일에 변화를 준 건 물론, 옷차림도 성숙하고 세련된 오버핏으로 변신했다. 안지영은 이전의 금발에서 민트색으로 과감하게 머리색을 바꿨다.
안지영은 “딱히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건 아니고, 새로운 뭔가, 재밌는 뭔가를 해보고 싶었다”고 변화를 시도한 이유를 밝혔다. 우지윤은 앨범 제목 <투 파이브>에 대해 25살이란 의미 말고도 “챕터 투,
더 스토리 오브 파이브, 다시 말해 두번째 장에 다섯 가지 이야기를 담았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5곡을 담은 이번 앨범으로 볼빨간사춘기의 두번째 장을 열어젖히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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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새 미니앨범 <투 파이브>로 돌아온 볼빨간사춘기의 우지윤(왼쪽)과 안지영. 쇼파르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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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워커홀릭’의 뮤직비디오는 만원 지하철에 시달리는 직장인 안지영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묵직한 비트 위로 안지영의 노래가 더 깊고 끈적거리게 들린다. 후반부에선 일렉트릭 기타와 현악기 등 풍성한 사운드가 휘몰아친다. 밝고 귀엽고 쾌활한 이전 노래들과 확연히 차이를 보인다.
“집에서 곡 작업을 하다 거울을 보니 얼굴이 초췌하고 푸석푸석해 보이더라고요. ‘때려치워야겠다’ 생각하다가 여기서 영감을 얻어 만든 게 ‘워커홀릭’이에요. 일을 너무 사랑하고 열정적인 직장인들에게 현실에 좌절하지 말고 당당하게 오늘을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안지영)
두번째 수록곡 ‘25’는 힙합에 가까운 전자음 비트가 인상적인 미디엄 템포 곡이다. 역시 안지영의 끈적이는 창법이 매력적이다. “25살 친구들에게서 영감을 얻은 곡이에요. ‘세상을 다 알지 못해도, 반만 알아도 괜찮아. 지금은 힘들어도 지나고 나면 소중하고 빛나는 시간으로 남을 거야’라고 위로하고 다독이는 노래죠. 우리가 만든 노래지만 우리가 위로를 받아요. 볼빨간사춘기에게도 25살은 계속 알아가고 경험해가는 소중한 시간인 것 같아요.” 안지영이 말했다.
발표하는 곡마다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한 이들에게 부담감은 없을까? “늘 부담도 되고, 기대 반, 설렘 반, 걱정 반이죠. 이번 앨범에는 우리만의 이야기를 담아서 더 의미 있어요. 변화된 스타일을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앞으로 음악적 행보의 발판을 쌓아나갈 거고요.”(안지영)
“또 음원차트 1등 하면 게릴라 콘서트 할까요?”
1위 공약을 해달라는 짓궂은 질문에는 이런 답이 돌아왔다. “타이틀곡이 ‘워커홀릭’이니 직장인 여러분이 많이 계신 곳에서 소소하게 게릴라 콘서트를 하면 어떨까 해요. 점심시간에 여의도에서 기습적으로 공연한다거나 도시락이나 커피와 함께 노래를 선사하면 재밌지 않을까요?”(우지윤)
볼빨간사춘기는 인디와 주류의 강점을 다 갖춘 팀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인디음악과 주류음악 시장에서 두루 사랑받는 데 대해 안지영은 “내가 힘들 때나 기쁠 때 이런 노래를 들으면 좋겠는데 딱 맞는 게 없네? 그래서 곡을 쓰게 됐다. 다들 살면서 한번은 겪을 법한 얘기를 노래해서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전국투어를 하게 됐다며 기뻐했다. 고민도 많고 잘 모르겠는 25살이라고는 해도 해맑게 좋아하는 모습은 풋풋한 사춘기 학생 같은 얼굴이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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