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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15 18:46 수정 : 2019.08.15 23:27

오르가니스트 홍려희씨.

10주기 맞아 오르간 연주자 홍려희씨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19일 무료 공연
1984년 연세대 신학과 사제로 인연

오르가니스트 홍려희씨.
“선생님의 제자라 영광입니다.”

진보신학자 고 김찬국 교수의 서거 10돌을 맞아 스페인에서 활동중인 오르간 연주자 홍려희(52)씨가 19일 추모음악회를 한다. 음악회를 위해 12일 귀국한 홍씨는 “나이를 들고 살아오면서 선생님이 참으로 얼마나 훌륭한 스승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과 1984년 9월 연세대 신학과 1학년 때 스승과 제자로 만났다. 고인은 1974년 긴급조치 1·4호 위반 혐의로 구속돼 군사재판에서 징역 5년·자격정지 5년형을 받고 복역 중 1975년 행집행정지로 석방됐으나 연세대 교수직에서 강제해직을 당했다. ‘서울의 봄’이던 1980년 3월 복직했으나 다시 해직됐고 1984년 9월에서야 재복직한 상태였다.

홍씨는 “강의실에서 선생님께서 저와 동기 여학생이 10여명이나 되는 것을 보시고는 앞으로는 여성들이야말로 우리나라의 신학을 이끌어 갈 주역이라고 격려하셨다”고 했다. “선생님은 전두환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다 구속된 학생들의 탄원서를 써주시고 영치금을 챙겨주시고 제자를 위한 일은 정말 마다하는 법이 없었어요.”

그는 스승의 바람과 달리 졸업 뒤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톤 음대 등에서 음악학을 전공해 오르가니스트로 거듭났다. 미국 휴스턴대 강사를 거쳐 현재는 스페인에서 오르간 연주자 겸 교수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홍씨는 2009년 8월19일 타국에서 스승의 별세 소식을 들었다.

“저도 나이가 들면서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면서도 일생을 시대의 불의에 맞서 타협하지 않고 일관되게 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깨달아요. 그런 점에서 나이 들수록 선생님의 삶이 참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고요. 그리워집니다.”

올 초 홍콩 연주회에 갔다가 스승의 10주기 소식을 듣고 기꺼이 스승을 기리는 단독 추모음악회를 열기로 했다. 그는 젊은 바흐의 열정이 느껴지는 ‘토카타와 푸가 d 단조’, 스페인 춤곡을 오르간 연주곡으로 만든 바로크시대의 음악부터 프랑스 바로크 음악의 대가인 프랑수와 쿠프랭의 미사곡 등 다채로운 곡을 연주한다. ‘김찬국 교수 10주기 추모음악회’는 19일 오후 7시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열린다. 무료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홍려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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