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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20 17:50 수정 : 2019.06.21 18:03

방탄소년단의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생중계한 네이버 브이라이브플러스 화면. 네이버 제공

‘유료 공연 생중계’ 시장 열리나

‘전세계 14만명 시청·매출액 46억원
BTS웸블리 공연으로 대박 난 생중계
스타의 ‘특별한 콘텐츠’ 보고픈 팬들
3만원 넘어도 아낌없이 지갑 열어

방탄소년단의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생중계한 네이버 브이라이브플러스 화면. 네이버 제공
지난 2일 새벽 3시30분, 김선아(46)씨는 거실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방탄소년단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는 먼저 네이버 브이라이브플러스(V LIVE+)에 3만3천원을 결제했다. 네이버의 글로벌 동영상 라이브 서비스 브이라이브의 유료 버전이다. 공연이 시작되자 김씨는 노트북과 연결한 텔레비전 화면을 보며 ‘아미밤’(방탄소년단 응원봉)을 흔들었다. 팬들은 이를 두고 ‘안방 1열’에서 공연을 본다고 표현한다.

돈을 내고 공연 생중계를 보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방탄소년단 웸블리 공연 생중계는 전세계에서 14만명이 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로 치면 46억원가량으로 역대 최대다. 브이라이브플러스가 공연을 생중계한 건 2016년 8월7일 비에이피(BAP) 콘서트가 처음이었다. 당시 1만7600원을 받았다. 같은 달 20일 빅뱅 콘서트를 생중계한 데 이어 2017년 1월8일 빅뱅 앙코르 콘서트도 생중계했다. 네이버는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 글로벌 팬미팅 현장도 생중계한다. 가격은 2만2천원으로 적은 돈이 아니지만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이번에는 체조경기장 근처 88잔디마당에서 팬들이 모여 대형 스크린으로 생중계를 함께 보는 ‘라이브 플레이’ 행사도 연다. 축구 경기 길거리 응원과 비슷한 모양새이지만 유료(2만2천원)로 진행된다는 점이 다르다. 네이버 관계자는 “돈을 내고서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특별한 콘텐츠를 즐기려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스타를 더욱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브이아르(VR) 기술을 고도화하는 등 기술적인 면에서도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생중계한 네이버 브이라이브플러스 화면. 네이버 제공

중소 기획사는 ‘수익 창출’ 기대감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로 진화 예상
공연계 대다수는 “방탄이라 가능”
현장 감동 저하, 팬덤 장사 전략 우려

방탄소년단 생중계 성공을 계기로 공연계가 주목하는 것은 과연 이런 ‘유료 생중계 시장’이 얼마만큼 성장할 것이냐다. 공연업계 관계자들 대다수는 “세계적인 가수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이니까 특별한 경우로 볼 뿐 이게 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퍼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뮤지컬 제작사의 ㄱ씨는 “공연예술은 무대장치, 조명, 음향, 관객까지 모두가 작품 요소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움직임만을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유튜브의 영상만으로는 현장의 감동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고 말했고, 클래식 전문 기획사의 ㄴ씨도 “유료 생중계를 하려면 그 음향을 받쳐줄 장비와 인력이 필요하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중소극장용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인 ㄷ씨는 “초연 작품의 경우 홍보를 위해 전막을 네이버에서 생중계를 해보면 복제가 돌아다녀서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적은 수익이라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기획사는 환영한다. 가요기획사 관계자 ㄹ씨는 “어떤 비율이든 수익을 나눌 것이기 때문에 콘서트 비용외에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획사도 생중계 업체도 윈윈할 수 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튜브나 네이버 브이라이브 같은 다양한 플랫폼이 활성화된 시대에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학선 음악평론가는 “요즘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코첼라 페스티벌도 유튜브를 통해 몇해 전부터 생중계하고 있어서 심지어 ‘홈첼라’로도 불리는 등 콘서트 생중계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이런 형식의 콘서트 중계는 더 활성화될 것이고, 이번 방탄소년단처럼 시청료를 받는 것뿐 아니라 더 다양한 형식의 수익 사업과 프로모션 행사로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료 생중계를 하는 곳이 현재 거대 포털을 거느리고 있는 네이버뿐이기 때문에 독점의 횡포를 우려하거나, 또다른 ‘팬덤 장사’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획사 관계자 ㅁ씨는 “작은 회사의 경우 또 하나의 수입원이 될 수 있으니 거부할 이유가 없기도 하지만, 포털 메인에 기사라도 하나 더 걸릴까 싶어 무리한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네이버의 요구를 받아주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생중계 시장이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장사’가 아니라 ‘문화’라는 차원에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민 김미영 남지은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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