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20 16:38
수정 : 2019.06.2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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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 디토가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연주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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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무대 ‘디토 연대기’ 리뷰]
초청 연주자 없이 디토 멤버만 모여
슈만 ‘피아노 5중주’ 등 연주
‘리멤버 미’ 앙코르곡으로 아쉬움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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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 디토가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연주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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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토와의 12년은 마법과도 같았습니다. 연주자들, 여러분(관객)과 함께 한 아름다운 시간을 기억하겠습니다. 진짜 행복했습니다.”
‘클래식계 아이돌’로 불린 앙상블 디토가 12년 만에 해체한다.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앙상블 디토의 마지막 무대인 <디토 연대기>에선 디토의 리더이자 스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본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 나와 서툰 한국어를 영어와 섞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교향악단이나 다른 초청 연주자 없이 오롯이 앙상블 디토가 주축이 돼 지난 시간을 추억하는 자리였던 <디토 연대기>에는 기존 멤버였던 스테판 피 재키브(바이올린), 유치엔 쳉(바이올린), 다니엘 정(바이올린), 김한(클라리넷), 제임스 김(첼로) 외에 새로 조지 리(피아노)가 합류해 무대를 꾸몄다. 1부에선 이전에 선보인 적 없는 슈만의 ‘피아노 오중주’를, 2부에선 지나간 공연들에서 사랑받았던 모차르트 ‘현악 삼주중 디베르티멘토 1악장’ 드보르자크 ‘피아노 오중주 2악장’ 등을 들려줬다. 모든 곡이 물 흐르듯 연주됐고, 청중들은 언제 다시 볼지 모를 디토와의 이별이 아쉬운 듯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탈리아어로 ‘공감’이란 뜻을 가진 디토는 실내악 부흥에 앞장선 프로젝트 연주단체다. 연주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젊은 연주자를 내세워 청중을 끌어모은 디토는 2008~2009년 예술의전당 공연 중 유료 관객 1위를 기록했다. 2009년부터는 ‘디토 페스티벌’로 확장할 만큼 대중적으로 성공해 실내악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누적 100회를 넘는 국내 투어를 진행했다. 디토 때문에 클래식에 입문했다는 이들도 많아 클래식에 젊은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물론 초반엔 아이돌 가수들처럼 꽃미남 스타 연주자들을 앞세워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신인 연주자들을 발굴하고, 클래식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노승림 음악칼럼니스트는 “디토는 마케팅과 음악성이 같이 성장해 나가면서 성공한 케이스”라면서 “디토만 바뀐 것이 아니라 비주류였던 젊은 연주자들이 주류가 될 수 있게 음악계를 바꾸는 데도 공헌했다”고 말했다.
핀란드 방송교향악단 부수석인 김한도 디토를 통해 성장한 경우다.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2년에 처음 디토에 합류해 이번 시즌까지 세번 디토 무대에 올랐다. 앙코르곡인 스트라빈스키 ‘병사의 이야기’를 연주하기에 앞서 마이크를 든 그는 ”처음 디토에 합류해 연습했던 곡”이라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모든 연주자가 함께 나와 마지막으로 들려준 앙코르곡은 애니메이션 <코코>의 음악인 ‘리멤버 미’다. 12년간 활동해온 앙상블 디토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을 배경으로 연주자들은 작별을 고했다. 공연이 끝난 뒤 사인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서 있던 한 디토 팬은 “디토를 통해 클래식 연주장을 찾기 시작했다. 마지막 앙코르곡이 연주되는 순간 울컥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부터 시작한 디토 페스티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앙상블 디토의 <디토 연대기> 서울 공연은 끝났지만 22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아람누리에서 한 번 더 만날 기회가 있다. 디토 페스티벌은 서울에선 28일 현대음악 공연인 <디퍼런트 디토>로, 고양시에선 29일 고양시교향악단과 함께 하는 <디토 콘체르토 콘서트>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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