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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21 19:27 수정 : 2019.04.21 19:35

102미터 대작 ‘들꽃처럼 별들처럼’을 배경으로 선 김근태 작가.

김근태 작가 ‘장애인의 날’ 기념전시
‘100미터 대작’ 완전체 첫 국내 소개
‘5·18시민군’ 후유증으로 장애 얻어

102미터 대작 ‘들꽃처럼 별들처럼’을 배경으로 선 김근태 작가.
김근태(62) 작가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발달장애 어린이들을 주제로 한 대규모 전시 <들꽃처럼 별들처럼>을 21일 마무리했다.

김 작가 3년에 걸쳐 완성한 ‘들꽃처럼…’은 캔버스 100호(가로 1.6m) 77점을 전시장 벽면에 빼곡하게 이어붙여 길이 102.4m에 이른다. 실제로 같이 생활한 지적장애인들을 화폭에 담은 것이다. 2015년 세계장애인의 날(12월3일)을 기념해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첫 선을 보여 큰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이번에도 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아 무료 전시했다.

김 작가는 그동안 국내에선 전시장이 좁아 ‘들꽃처럼…’의 일부 작품만 내놓았는데 이번엔 예술의 전당의 큰 공간을 확보해 유엔본부와 똑같이 재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이번 전시에선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와 협업한 대형전시 작품 ‘나는 자폐아다. 그러므로 자유로워질 것이다’도 선보였다.

20일 개막 행사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격려해주고자 온 전시회에서 오히려 격려받고 위로를 받고 간다”며 “상상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는 김근태 화백과 장애인들에게 더욱 기대가 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때 조선대 미대 2학년이었던 김 작가는 시민군으로 나서 그해 5월27일 마지막까지 전남도청을 지키다 계엄군이 진입하자 가까스로 도청 건물을 빠져나와 목숨을 구했다. 하지만 그는 이후 죄책감에 시달리며 방황하다가 한쪽 눈과 귀에 장애를 입는 불운을 겪었다. 뜻밖에 김 작가를 구원한 것은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어린이들이었다고 한다. 90년대 초반 장애아들에게 미술치료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숨어 있는 재능을 발견했다. 한편으론 세상과 제대로 소통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서 ‘자폐아’와도 같았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한다.

김 작가의 아내 최호순씨는 귀가 어두운 남편을 대신해 “한때는 아이들을 대상화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에 휩싸여 붓을 놓기도 했지만 아이들의 밝음과 아름다움에 공감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면서 다시 작업을 재개했다”며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도 디스에이블드 소속 지적장애인 예술가 5명(권한솔·금채민·박혜신·양시영·이다래)과 함께한 작품을 소개했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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