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25 11:20
수정 : 2019.02.25 11:23
|
매년 3월1일 경남 창영군 영산면에서 거행되온 영산줄다리기 옛 풍경. 3.1 백주년기념 민족예술큰잔치 민족평화 신명천지 축전 추진본부 제공
|
무형문화재 ‘영산줄다리기’ 행사 재연
볏짚 60t·새끼줄 1천타래 들여
26~28일 청계광장에서 줄 만들기
|
매년 3월1일 경남 창영군 영산면에서 거행되온 영산줄다리기 옛 풍경. 3.1 백주년기념 민족예술큰잔치 민족평화 신명천지 축전 추진본부 제공
|
60년 가까이 경남 창녕군 영산면에서 거행되는 영산줄다리기는 엄청난 규모와 행사에 쏟는 공력으로 볼 때 ‘무형문화재(26호)다운 위엄’을 충분히 갖춘 전통 연희다. 줄을 당겨 승패를 가리는 것은 축제의 작은 부분일 뿐이다. 마을 사람들은 일주일 가까이 볏짚으로 새끼줄을 엮고 꼬고 말아 지름이 1m가 넘고 길이가 40~50m에 이르는 거대한 두 갈래의 ‘몸줄’을 만든다. 동네 사람들은 곁에서 꽹과리를 치고 춤을 추며 줄 만드는 노고를 격려한다. 행사 당일 ‘비녀목’ 역할을 하는 길이 5m 소나무 기둥을 고정시켜 두 줄을 한데 묶는 것에서 축제는 절정에 이른다. 남녀노소 양편으로 나뉘어 몸줄에 딸린 곁줄(젖줄)과 꼬리줄을 잡고 한껏 잡아당겨 승부를 겨룬다. 줄다리기의 깊은 맛은 준비 과정부터 마지막까지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한다는 데 있다.
매년 3·1절을 맞아 영산에서 열렸던 줄다리기 행사가 올해는 서울 광화문에서도 열린다. 민족미학연구소, 한국민족극운동협회, 한국민족춤협회 등 8개 단체가 주최한 한겨레 큰줄당기기 행사다. 행사 사흘 전인 26일엔 5t 화물차 12대 분량의 볏짚과 1천 타래의 새끼줄이 서울 청계광장에 도착한다. 이어 이틀 동안 100~200명이 매달려 민족통일줄과 생명평화줄 2개의 줄을 만들고, 3월1일 오후 1시부터 광화문 광장과 시청광장 사이 세종대로에서 1만여명이 참여하는 장관이 펼쳐진다.
가벼운 볏짚이 많은 이들의 손을 거쳐 거대하고 신령스러운 ‘줄님’으로 엮이듯, 이번 서울 행사에선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을 기원하는 각별한 바람이 깔려 있다. 줄을 준비하는 사흘 내내 청계광장 가설무대에선 굿, 탈출, 시 낭송, 노래, 연극 행사 등이 열린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