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08 05:00
수정 : 2019.02.08 12:31
두 싱어송라이터 새 앨범 발매
“알고 보면 당신도 특별히 대단해”
위로의 노래 속삭이는 ‘안녕하신가영’
4년 만에 정규 앨범 2집 ‘특별히…’
쓸쓸함·아픔·그리움으로 안부 전해
“이게 사랑은 아닐까?”
인기 팝스타 미키가 인정한 ‘유발이’
유학 시절 느낀 감정 미니 앨범 ‘?’로
일상 단어들로 솔직하고 재치있게
대기에 가득한 미세먼지처럼 일상이 지루하고 고단한 당신. 여기, 그런 당신을 위로해주는 노래들이 있다. 포근하고 편안한 선율과 노랫말로 우리의 안부를 묻고 어깨를 어루만져주는 음악. 싱어송라이터 ‘안녕하신가영’과 ‘유발이’가 최근 발표한 음반들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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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집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안녕하신가영.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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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히 대단한 당신, 안녕하신가요? 백가영은 ‘좋아서하는밴드’(좋아밴) 멤버였다. 2009년 밴드를 나간 베이시스트 대신 연주를 돕다 아예 정식 멤버가 됐다. 멤버들 각자 곡을 만들고 직접 부르는 전통에 따라 얼결에 작사·작곡과 노래까지 하게 됐다. 그가 만들고 부른 ‘인생은 알 수가 없어’(2011)가 좋은 반응을 얻은 데 이어, 좋아밴의 첫 정규앨범 <우리가 계절이라면>(2013) 수록곡 ‘잘 지내니 좀 어떠니’는 <한국방송>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 쓰이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2013년 밴드를 떠났다. 여럿이서 왁자지껄 어울리는 밴드 생활이 자신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홀로서기에 나선 그는 솔로 프로젝트 이름을 ‘안녕하신가영’이라고 붙였다. 이름만으로도 안부를 묻고 싶어서다. 2013년 12월 디지털 싱글 ‘우리 너무 오래 아꼈던 그 말’을 시작으로 꾸준히 노래로 안부를 물었다. 2015년 첫 정규앨범 <순간의 순간>을 냈고, 미니앨범(EP) <좋아하는 마음> <그리움에 가까운> 등도 발표했다. 그가 최근 4년 만의 정규앨범 2집 <특별히 대단할 것>을 발표했다. 조금씩 분위기는 달라도 듣고 있으면 하나같이 마음이 포근해지는 11곡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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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신가영이 발표한 정규 2집 <특별히 대단할 것> 표지.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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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꿈 속’은 사랑 노래다. 꿈속에서 연인이 되지만 아픔을 주기도 하는 사랑을 싱어송라이터 마인드유와 듀엣으로 노래했다. ‘이 별만은 모르지 않게’처럼 쓸쓸한 사랑 노래, ‘어제보다 1도 높아요’처럼 설레는 사랑 노래도 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손님’과 인생을 지하철 순환선에 빗댄 ‘2호선’은 처연하면서도 아름답다. 이 노래들을 꿰는 공통점은 ‘위로’다.
그는 앨범과 같은 제목의 곡 ‘특별히 대단할 것’에서 노래한다. “특별히 대단할 것이 없어/ 자주 슬퍼지곤 했던 내가/ 아무도 아닌 이는 아니었음을/ 특별히 대단할 것도 없어/ 자주 슬퍼지곤 했던 나도/ 특별히 대단할 것” 이렇듯 특별히 대단할 것 없는 당신도 알고 보면 특별히 대단한 사람이라고, 그러니 특별히 대단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위로를 건넨다. 안녕하신가영은 오는 16~17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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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첫 솔로 미니앨범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유발이. 문라이트 퍼플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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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 좋은 물음표로 어루만져줄게요 강유현은 2009년 재즈 밴드 ‘흠’의 피아니스트로 데뷔했다. 이후 밴드 ‘유발이의 소풍’을 결성해 2010년 첫 앨범 <유발이의 소풍>을 발표했다. 크라잉넛의 캡틴락(한경록)과 듀엣으로 부른 ‘봄이 왔네’가 사랑을 받았다. 2014년 3집 <세라비>(C’est La Vie)까지 발표하고 난 뒤 그는 2015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대학에서 재즈 피아노를 전공한 그는 파리의 음악학교 ‘콩세르바투아르 부르라렌’에서 재즈 보컬을 공부했다. 우연히 프랑스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더 보이스>에 출연해 세계적인 팝스타 미카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큰 화제를 모은 것도 이 무렵이다. 프랑스의 지인들은 아예 프랑스에서 자리잡고 활동할 것을 권했지만, 그는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유학 시절 인근 다른 나라들을 여행하며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했다고 한다. 행복은 무엇이고, 사랑은 무엇이고, 사는 건 무엇이고, 나는 누구인지…? 그런 질문들을 담아 솔로 뮤지션 ‘유발이’ 이름으로 지난해 발표한 디지털 싱글이 ‘행복은 무얼까?’다. 이번에는 그런 질문들을 앨범으로 묶어 냈다. 최근 발표한 미니앨범(EP) 제목은 아예 <?>다. 단출한 피아노 연주 위로 조곤조곤 “이게 사랑은 아닐까?” 노래하는 첫 곡 ‘사랑은 아닐까’, 자신의 음악적 고민을 담담하게 풀어낸 타이틀곡 ‘무얼 노래하고 싶은 걸까’, 앨범에서 가장 통통 튀는 ‘왜?’, 동요처럼 시작해 몽환적으로 퍼져가는 ‘모르겠어요’, 누군가를 향한 슬픔과 그리움을 차갑게 노래한 ‘그렇게 산다’ 등 5곡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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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이가 발표한 미니앨범 <?> 표지. 문라이트 퍼플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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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이의 음악세계는 미니멀하면서 깊다. 가수 박기영이 보컬 디렉팅을 맡아, 이전보다 더 깊고 성숙해진 목소리를 들려준다. 일상의 평이한 단어들로 솔직하고 재치있게 그려낸 노랫말은 결코 가볍지 않은 성찰을 담고 있다. 유발이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기분 좋은 물음표들이 어루만져주는 것 같다. 유발이는 3월16일 서울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한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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