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04 11:05
수정 : 2019.01.0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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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이 3일 공식 블로그에 ‘꿈’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올린 사진. ?신웅재/봄여름가을겨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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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7일, 2월 13~24일 ‘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 소극장 콘서트’
김종진이 공연마다 다른 특별게스트 초대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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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이 3일 공식 블로그에 ‘꿈’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올린 사진. ?신웅재/봄여름가을겨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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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꿈을 꾼 것 같습니다. 잠을 자고 일어나니 해가 바뀌었고, 세상도 바뀌었습니다. (…) 아직도 잠이 덜 깬 것처럼 눈꺼풀이 무거워 또 며칠이라도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잠에서 깨면 이게 다 꿈이라서, 태관과 다시 연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모두 꿈인가 싶습니다. 친구의 마지막 말처럼…. ‘지금 내가 꿈꾸고 있는 거 같다. 사는 게 꿈인가 싶다.’ 다시 잠이 옵니다. 꿈에서라도 마지막 여정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망망대해 배를 타고 우리가 가고 싶었던 그곳에 닻을 내리고 싶습니다. 수고했노라고 서로 등을 다독이며 꼭 껴안아주고 싶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이 지난 3일 봄여름가을겨울 공식 블로그에 올린 ‘꿈’이라는 제목의 글 일부다. 그는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31일 경기도 용인시 평온의 숲에 다녀온 뒤 깊은 잠에 빠졌다. 평생의 단짝친구 전태관을 안장하고 온 길이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은 지난달 27일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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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의 전태관(왼쪽)과 김종진. 봄여름가을겨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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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어도 고인에 대한 추모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사람들은 봄여름가을겨울의 음악을 들으며 고인을 그리워하고, 방송가에서도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티브이엔(tvN) <인생술집>은 3일 방송한 김종진 편을 통해 고인에 대한 추억을 전했다. 한국방송 라디오 쿨에프엠 <박은영의 에프엠대행진>은 6일 아침 방송하는 뮤직업로드 꼭지에서 봄여름가을겨울 특집을 마련해 지금껏 발표한 음악을 조명하며 고인을 기린다. 12일 방송하는 한국방송 2텔레비전 <불후의 명곡> 봄여름가을겨울 편에선 전태관 추모 영상을 내보낼 예정이다.
1986년 김현식의 백밴드인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에서 출발한 봄여름가을겨울은 1988년 김종진·전태관 두명의 멤버로 데뷔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들만의 음악세계를 펼쳐나갔다. 모두 8장의 정규 앨범을 통해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어떤 이의 꿈’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히트곡을 냈다. 퓨전재즈, 블루스록, 펑크 등을 아우르는 세련된 작법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한겨레·멜론·태림스코어 공동기획으로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에서 봄여름가을겨울 1집과 2집이 각각 35위와 86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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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 소극장 콘서트 포스터. 봄여름가을겨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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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은 지난해 데뷔 30돌을 맞았다. 김종진은 최근 음악계 후배들과 함께 봄여름가을겨울 데뷔 30돌 헌정 프로젝트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을 진행한 바 있다. 오혁, 윤도현, 십센치, 윤종신, 배우 황정민, 데이식스, 대니정, 이루마, 장기하, 어반자카파 등이 봄여름가을겨울 곡을 재해석했다. 이를 디지털 싱글로 순차적으로 발표해오다 지난달 음반으로 묶어 발매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데뷔 30돌 공연도 진행한다. 오는 16~27일, 2월 13~24일 서울 서교동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모두 30차례에 걸쳐 ‘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 소극장 콘서트’를 연다. 해당 기간 동안 월·화요일을 빼고 매일 열리는 장기 공연이다. 매주 목요일 공연은 봄여름가을겨울의 전매특허인 ‘와인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제공되는 와인을 마시며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공연마다 각기 다른 특별 게스트가 출연하며, 무대를 통해 전태관에 대한 추모의 뜻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070-8680-0973.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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