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2.03 12:17
수정 : 2018.12.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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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7월13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퀸의 공연 장면. 방송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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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985년 공연 ‘라이브 에이드’
100분 특집방송으로 긴급 편성
일요일밤에 이례적으로 높은 시청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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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7월13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퀸의 공연 장면. 방송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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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불러온 퀸 열풍이 깊은 밤 안방까지 파고 들었다.
<문화방송>은 2일 밤 11시55분부터 100분 동안 <지상 최대의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를 방송했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600만 관객을 돌파(2일 기준)하는 등 흥행돌풍 속에 영화 속 클라이맥스인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이 화제가 되자 실제 공연 실황을 긴급 편성한 것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일요일 밤 늦은 시간인데도 4.1%(전국 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라이브 에이드는 1985년 7월13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과 미국 필라델피아 존 에프 케네디 스타디움에서 동시에 열린 대규모 자선공연이다. 아일랜드 출신 음악가 밥 겔도프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난민 기아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기금 마련을 위해 기획했다. 당대를 주름잡던 팝스타 57팀(런던 22팀, 필라델피아 35팀)이 출연한 공연 실황은 세계 100여개 나라에 생중계돼 15억명의 시청자가 지켜봤다.
이날 방송분에서 장장 16시간에 걸친 마라톤 공연을 100분으로 압축하다 보니 극히 일부 무대만 소개되는 와중에도 퀸의 무대는 전체 분량이 방송됐다. 2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보헤미안 랩소디’, ‘라디오 가가’, ‘해머 투 폴’, ‘크레이지 리틀 싱 콜드 러브’, ‘위 윌 록 유’, ‘위 아 더 챔피언스’까지 히트곡 메들리를 쏟아내며 관객들을 완벽하게 사로잡은 퀸은 공연 뒤 밥 겔도프와 엘튼 존으로부터 “퀸이 쇼를 훔쳤다”라는 극찬을 받았다. 영화에선 ‘크레이지 리틀 싱 콜드 러브’와 ‘위 윌 록 유’를 뺀 나머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 바 있다. 영화를 통해 라이브 에이드 공연에 관심을 갖게 된 이들은 실제 무대를 보고 더 큰 감동을 받았다는 후기를 에스엔에스(SNS)에 올렸다.
퀸이 불러온 열풍은 다른 뮤지션들의 무대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졌다. 젊은 시절 모습으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인 스팅, 데이비드 보위, 에릭 클랩튼, 폴 매카트니 등은 물론 엘튼 존과 함께 무대에 오른 조지 마이클의 파릇파릇한 모습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데이비드 보위와 조지 마이클은 퀸의 프레디 머큐리처럼 이제 세상에 없는 터라 더욱 애잔한 감동을 낳았다. 출연 뮤지션들의 이름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렸다.
방송 마지막을 장식한 곡은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에서 모든 출연자들이 함께 부른 ‘두 데이 노 잇츠 크리스마스?’였다. 밥 겔도프가 영국 뮤지션들을 모아 꾸린 프로젝트 ‘밴드 에이드’가 1984년 말 발표한 곡으로, 이듬해 미국 뮤지션들이 뭉쳐 발표한 곡 ‘위 아 더 월드’와 라이브 에이드 공연의 시발점이 된 노래다. 기아로 허덕이는 아프리카 어린이들도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주자는 노랫말은 2018년 12월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노래를 들으며 퀸 열풍이 그저 퀸으로만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한 건 기자만이 아니었을 듯하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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